“북 김여정 담화, 한국 정부에 큰 타격”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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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여정 담화, 한국 정부에 큰 타격”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북, 탄도미사일 발사해놓고 도발 의도 없다고 항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15일 담화를 통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참관을 비난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쓴 ‘도발’이라는 단어를 부적절한 실언이라며 남북관계 완전파괴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마키노 기자님, 일단 김 부부장은 남북관계 파탄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한국을 향한 날 선 비난을 이어갔는데요, 어떤 노림수로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말씀하신 대로 남북관계 파탄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심하게 (문 대통령을) 비난해 청와대를 화나게 할 만한 발언이 포함돼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문 대통령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문제 진전을 위한 계기로 만들고 싶다는데 (한중 양국의) 의견이 일치한 시점에 이런 담화를 발표했다는 건 한국 정부에 큰 타격이 될 듯합니다. 아마 이번 달에 문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할 때 혹시라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암묵적인 압력을 가하려는 그런 노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담화 안에는 미국이라는 말은 없지만, 간접적으로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미국이나 한국을 도발할 의도가 없다는 걸 암묵적으로 설명하고 싶은 그런 생각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 정부, 북 탄도 미사일 발사에 베이징 대사관 통해 항의

<기자> 앞서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지 이틀만인데요, 북한의 의도, 뭐라고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일본도 난리가 났는데요,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말도 안 된다, 엄중히 항의한다’고 하면서 베이징 일본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항의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베타적경제수역, EEZ 밖에 떨어졌다고 일본 정부는 발표했는데 요미우리신문은 ‘EEZ 안에 떨어졌다’며 변칙적인 궤도를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북한의 발표가 있을 때까지 알지 못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다만 제가 주목하는 건 이게 새로운 미사일인지 아닌지가 관건인 듯합니다. 북한이 2019-2020년 기간 발사했던, 미국의 에이테킴스와 비슷한 KN-24나 올해 3월에도 발사했던, 러시아의 이스칸데르와 비슷한 KN-23 인지, 아니면 또 새로운 미사일인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KN-23이었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 말을 전했는데 만약 신형 미사일이라면 북한 입장으로선 군사적으로 계속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고 군사적인 위협도 높아집니다. 다만 군사적인 합리성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형 미사일이 아니라면 군사적인 위협은 별로 높아지지 않지만 역으로 합리성은 떨어져 정치적인 의도가 강해집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9년 4월 ‘연말까지 미국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얘기하면서 그 후에도 KN-23, KN-24는 발사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KN-23이라면 아직도 이 입장이 크게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또 김여정 부부장은 2020년 7월 북한이 대화에 응하기 위해선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런 입장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미사일 발사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점점 정치적인 의도가 강해지고 북한이 미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제재강화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태여서 북한이 승부수를 던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 권력관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외부에 강경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그런 주장을 하는 세력의 힘이 강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19나 수해, 제재 때문에 북한군이 보유한 군량미를 강제로 방출했다고 하니까 북한 엘리트층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번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김정은 총비서가 참관했는지 여부도 큰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김 총비서가 참관했다고 하면 정치적인 의미가 강해진다고 볼 수 있고 역으로 참관하지 않았다고 하면 정치적 의미는 강하지 않지만 역으로 북한 군부의 영향력이 커진 징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북중관계 복잡해질 가능성

<기자> 그런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에 맞춰 이뤄졌는데요, 중국으로선 꽤 불쾌할 듯한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중국으로선 북한이 KN-23이나 KN-24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2019-2020년 이어져온 도발이니까 이해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왕이 외교부장이 한반도에 있을 때 미사일을 발사한 거니까 앞으로 북중관계가 복잡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 회담이 도쿄에서 열렸는데요, 회담 내용과 뒷 얘기 취재하신 게 있으시면 들려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별로 새로운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움직임도 염두에 두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새로 가동을 시작한 영변 핵시설이나 신형 순항미사일에 대해서 정보나 의견을 교환한 듯합니다. 한편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상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한미일 협의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이전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급하게 협의해야 할 내용은 없었고 주로 한미일 세 나라 간 협력을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에 과시하고 싶은 게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14일 회담 모두에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은 북한 문제뿐 아니라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공개 석상에서 일부러 그렇게 강조한 건 인도∙태평양지역 안전보장을 강조하고 싶은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중인 때에 회의가 열려 중국이나 북한에 비교적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정부를 의식하고 세 나라 간 협력을 강조하고 싶은 그런 생각도 있었다고 봅니다.

북 남성들 사이서 김정은 새 머리 모양 유행할 듯

<기자> 그런가 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주 정권수립 73주년 기념 민간∙안전무력 열병식에서 홀쭉한 모습과 달라진 머리 모양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 총비서의 달라진 외모, 어떤 의도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김 총비서는 이제껏 뒷머리와 옆머리를 면도한 듯한 머리 모양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통 사람들이 하고 있는 단발머리로 바뀌었습니다.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김 총비서가 지난 7월 말 열린 군 지휘관 정치일꾼 강습회에 참석했을 때 머리 뒤쪽에 큰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그 후 김 총비서는 8월 평양시내 새 주택 시찰이나 9월 초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사진에서 점차 머리카락이 길어지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아마 머리 뒤쪽에 생긴 상처를 숨기려는 목적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새로운 머리 모양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매우 비슷합니다. 9∙9절 열병식에서 입고 나온 양복도 지난해 10월 열병식 때와 똑같이 김일성 주석이 자주 입었던 양복과 같은 색이었습니다. 아마 북한 남성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김 총비서의 머리 모양이 유행할 걸로 예상합니다. 북한 남성들은 매우 보수적이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머리 모양을 하면 비판세력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머리 모양을 하길 좋아한다고 합니다. 또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최고 지도자의 머리 모양이 바뀌면 바로 따라하는 경우가 과거에 많았습니다.

<기자>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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