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미 다 만족할 결과 나올까?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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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 실무협의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김상균 국정원 2차장과 북측 수석대표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비롯한 남북 대표단이 평양정상회담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14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 실무협의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김상균 국정원 2차장과 북측 수석대표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비롯한 남북 대표단이 평양정상회담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앵커: 미국 워싱턴에서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 속도보다 남북관계의 개선이 더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의 개선과 비핵화의 진전을 통한 한미공조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가운데 모두를 만족시킬 결과가 나올지에 워싱턴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비핵화 속도보다 앞선 남북관계 개선 우려 분위기

- 미 국무부도 공식∙비공식적으로 우려와 불만 계속 표시해와

- 미국의 ‘비핵화’ vs 한국의 ‘평화와 안정’ 관점 차이로 충돌

- 종전선언∙평화체제 등에서 한미 간 구조적 연계성 갖출 필요 있어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지난 11일 열린 한반도 관련 토론회.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는 가운데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한미 간 입장차에 대한 문제 제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18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기대하는 비핵화의 진전 속도와 남북관계의 개선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였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를 대북정책의 우선순위에 두면서 남북관계의 개선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싶어 하고, 조급성을 띠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도 많은 참석자가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한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가장 큰 목표인데, 이 같은 관점의 차이가 서로 충돌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비핵화의 진전, 미북 관계의 개선보다 앞서는 남북관계, 특히 남북경제협력은 미국 정부가 불편함을 느낄 뿐 아니라 한국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한미관계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이 본부장은 내다봤습니다.

[이상현] 한국 정부가 남북경협은 지금 속도를 내려고 하고 있어요. 미국이 용인하는 선까지 최대한 남북관계를 끌어올리려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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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 국무부는 공식적으로 남북관계의 현안을 한반도 비핵화와 연계할 것을 주문해왔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12일에도 “남북 관계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밀접하게 연결돼 개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는데, 남북경제협력, 종전선언, 남북교류 등이 북핵 문제해결과 별도로 진전될 수 없다는 겁니다. 또 미국 정부는 비공식적으로도 비핵화보다 앞선 남북관계의 진전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와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북제재의 약화를 우려하는 부정적인 기류가 쉽게 눈에 띕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13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한국 정부가 너무 앞서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미국도 남북 관계의 개선을 바라지만, 남북연락사무소의 개설, 남북경제협력 참여 등이 대북제재를 약화하고 최대압박 정책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대북제재와 최대 압박만이 비핵화를 위한 유일한 지렛대이고 북한이 여전히 한미동맹의 분열을 바라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같은 속도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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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개선과 비핵화 진전의 속도를 맞추려 노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히려 북한이 비핵화의 중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행보를 보였다고 지적하면서 한미 간에 종전선언이나 평화조약, 평화체제로 가는 과정 등에서 더 구조적인 연관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 방북∙회담 취소 등 한국 고려하지 않는 태도가 새로운 문제 불러와

- 요즘 워싱턴의 정책연구소가 모두 손 놓고 있다

- 유엔 총회에서 한미 간 관점 차이 충분히 설명할 필요 있어


한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오히려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워싱턴의 한 전문가는 자유아시아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통적이고 일방적인 정책 결정으로 워싱턴의 대부분 정책연구기관이 모두 손을 놓고 있다”고 푸념하기도 했습니다. 정책을 만들어 미국 행정부에 건의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고려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꼬집었습니다.

[로버트 킹]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미북 사이의 중재자로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어느 때보다 한미 간의 공조가 중요한 때에 방북이나 회담을 취소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와 긴밀한 논의 없이 미북 협상 과정을 결정하고 진행한다면 새로운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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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남북경제협력을 중심으로 남북관계의 개선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주권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에서 비핵화의 진전과 남북관계의 개선에 관한 한국 정부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존 메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국 측의 입장에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봅니다. 우선 대북제재가 너무 멀리 나갔기 때문에 대북제재의 적용에 대한 새로운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는 남북경제협력의 진전을 지연시키는 부정적인 효과일 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를 이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는 유엔 총회 기간에 있을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제기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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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적 긴장 해소와 남북관계의 개선, 비핵화 진전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조치에 관해 어떤 양보를 얻어내느냐에 따라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여 회담에 임하는 문 대통령의 설득과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작지 않습니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미공조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합의가 중요한 만큼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워싱턴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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