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미 전문가 14인 “미북 회담, 부분적 성공한 리얼리티쇼 될 것”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5.07
trump_jongun_b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SSOCIATED PRESS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미북 정상회담이 빠르면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 쟁점인 비핵화와 평화체제 등에서 일정 부분 합의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예상했습니다.

북한의 핵 폐기와 이에 대응한 한국전쟁의 종식과 평화체제, 미북 관계의 정상화를 통한 국제사회의 경제개발 지원 등이 담긴 포괄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미북 정상회담이 알맹이 없는 ’언론 쇼’가 될 거라며 벌써 이를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전문가 14명의 견해를 노정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RFA 설문에 응한 14명의 전직관리와 한반도 전문가

- 미북 정상회담은 일단 성공적으로 열릴 듯

- 북한 비핵화∙평화협정∙관계 정상화 등 큰 틀 합의 가능

- 정상회담 필요한 미국과 북한, 사상 최대 언론 쇼가 될 수도


"미북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성공적인 만남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언론 쇼가 될 가능성도 크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계획과 이행 방안을 철저히 확인하라. 그 전에 섣부른 대북제재의 완화는 피하라. "


미국의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예상과 회담에 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하는 조언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르면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1. 미북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데이비드 맥스웰 전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센터 부소장,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발비나 황 조지타운대 교수 등 설문에 응한 14명의 미국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성공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북 정상 간 첫 회담이라는 역사적 중요성과 긍정적인 결과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제 조건, 그리고 회담이 동북아시아 정세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일단 미북 두 정상의 만남은 성공적일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 프랭크 엄 평화연구소 선임 북한 전문가 등은 미북 정상이 최선의 합의에 이르도록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회담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하고, 미국은 평화조약, 미북 관계 정상화 등을 추진하면서 북한 안보 보장, 잠재적 대북제재 완화, 미군 유해 발굴 합의, 연락사무소 개설 등에 이르기까지 어떤 형태로든 큰 틀의 합의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은 각본대로 잘 짜인 사상 최대의 언론 쇼(리얼리티 쇼)가 될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아트먼 트리베디 전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 등은 미북 정상회담이 겉으로는 성공하겠지만, TV를 위해 만들어진 사상 최대의 리얼리티 쇼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미북 관계 정상화를 시작한다는 매우 모호하고 폭넓은 의미의 공동 성명이 발표되겠지만,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정의가 불분명하고 비핵화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는 데다 합의문의 이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북 정상회담 이후 가까운 미래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 방법과 정의 요구해야

- 비핵화 약속만으로 섣부른 대북제재 완화는 안 돼

- 비핵화는 긴 과정, 정상회담 한 번으로 모든 것 바꿀 수 없어

- 북한 인권 문제 언급한 전문가 많지 않아


2. 회담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설문에 응한 대다수 전문가는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크게 3가지를 주문했습니다.

첫째,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의 계획과 정의를 구체화화라.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생각하는 계획과 검증 과정을 물어보라는 겁니다. 또 이를 위한 국제사회,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작업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습니다.

둘째, 섣불리 대북제재의 완화(해제)를 약속하지 말라.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안건은 비핵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제재를 해제하느냐? 라는 문제라며 짜놓은 치약을 다시 튜브 안에 넣을 수 없듯이 비핵화 이전에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라고 말했고, 데이비드 맥스웰 전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센터 부소장, 제임스 쇼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 등도 비핵화 약속에 대한 대가로 제재 완화를 제안하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김중호 조지워싱턴대학 선임연구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가 되려면 북한의 경제적 개혁개방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경제 발전에 대한 북한의 의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셋째, 한 번의 회담으로 끝내지 말라.

전문가들은 비핵화 협상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에만 몰두하지 말고 회담 이후까지 염두에 둘 것을 주문했습니다.

발비나 황 조지타운대 교수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기까지 앞으로 수년간 어려운 협상을 통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라며 미북 정상이 이 과정을 시작하고, 목표를 이행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인 만남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트리베디 전 전문위원도 미북 정상이 올해 말 후속 회담에 합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들 가운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습니다. 윌리엄 뉴콤 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와 프랭크 엄 북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과 복음주의 지지자들로부터 미북 정상회담이 지지를 얻으려면 인권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그레그 스칼랴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도 이번 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본다며 그중에서도 ‘납북자’와 ‘정치범 수용소’가 핵심 내용이 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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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정상회담 전문가 주요 발언]

로버트 킹
로버트 킹
PHOTO: CSIS (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로버트 :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모든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번 회담이 첫걸음이어야지,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는 비핵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제재를 동시에 해제하느냐? 이다. 비핵화 이전에 제재를 해제한다면,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때 다시 제재를 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북한이 비핵화를 진전시킴에 따라 어떻게 제재를 완화해 나갈 것인가도 모색해야 한다.

비핵화 협상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한 번의 만남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조셉 디트라니
조셉 디트라니
Photo: NCNK, The National Committee on North Korea

조셉 디트라니: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성공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핵시설의 폐기가 미국의 목표이다. 어떠한 핵 폐기 합의를 이행하든, 핵 폐기 시기와 함께 강력한 검증 절차가 요구될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한국 전쟁의 종식,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향한 평화체제, 안전 보장 등을 얻게 되며, 국제사회의 경제 개발 지원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맥스웰
데이비드 맥스웰
Photo: Institute for Corean-American Studies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국가안보센터 부소장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고 검증 가능하며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를 위한 포괄적인 합의를 모색할 것이고,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느리고 계획된 진행에 따른 비핵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미북 정상회담의 첫 번째 도전은 비핵화의 의미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다. 이것이 회담의 첫째 갈등 요소이고, 이것 때문에 회담이 깨질 수도 있다. 또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과정에 착수할 의사가 있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갈등 요소는 검증이 될 것이다. 나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지만, 제재 완화를 대가로 단기적인 전술적 조치를 취할 의사가 있다고 본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싶다.

1.      김정은에게 CVID에 대한 계획을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라.

2.      북한 핵 프로그램의 폐기를 위한 과정을 설명하도록 하라.

3.      당장 CVID를 요구하지 말고,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것으로 보이는 비핵화 계획을 요구하라.

4.      공을 북한 측에 넘겨라

5.      김정은의 말을 믿지 마라. 그의 말은 증명 가능한 행동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입증된 행동이 없으면 그를 믿을 수 없다.

6.      약속에 대한 대가로 제재 완화를 제안하지 마라.

신기욱
신기욱
Photo: Standford University

신기욱 교수: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난 이번 미북 회담이 적어도 겉으로는 성공할 것으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과거 대통령이 하지 못했던 일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부담감에 어떤 종류든 큰 틀에서 비핵화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어쩌면 사상 최고의 리얼리티 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김정은이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지만,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그의 전략에 대해 숙지하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 북한으로서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 것이므로 과신은 금물이다. 또한, 전 세계가 주목하고 기대하고 있는 만큼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세로 회담에 임해야 한다.

아트먼 트리베디
아트먼 트리베디
Photo: Hill & Company International Consultants

아트먼 트리베디: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

이번 정상회담은 리얼리티 쇼에 걸맞은 ‘TV를 위해 만들어진’ 순간들로 연출될 것이다. 미북 정상회담은 남북정상회담과 유사한 모호한 선언을 내놓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단기적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진지하게 추진하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시험할 것이다. 또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정상국가로 선보이고, 가능한 한 빨리 경제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매력 공세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다. 또 자신의 핵무기를 정당방위 수단으로 제시하면서 미국의 안보보장과 평화조약에 대한 대가로 비핵화에 대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약속을 한 뒤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남북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처음 만남은 따뜻하겠지만, 세부 사상에 대해서는 부정확하다. 따라서 양측은 올해 말쯤 예상하는 후속 회담에 합의하고, 그 과정을 계속해 나갈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매력 공세를 경계하면서 외교적 기회를 줌과 동시에 북한의 핵 위험을 줄이고, 궁극적인 비핵화 목표를 향해 눈에 띄는 진전을 보여야 한다

발비나 황
발비나 황
Photo: The National Committee on North Korea

발비나 : 조지타운대 교수, 전 국무부 동아태국 특별 선임고문

미북 정상회담은 역사적 중요성과 한반도, 동북아시아의 정세 변화에 미칠 정치적 영향력을 제외하면 구체적 결과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모두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나 한국 전쟁의 종식, 북한의 비핵화, 즉각적인 미북 외교 관계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회담 이후에 이런 행동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내용은 수년간의 어려운 협상과 큰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미북 정상이 이 과정을 시작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성취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이번 회담은 과거보다 얼마다 더 새로운 것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 분명치 않으며 과거에 극복하지 못했던 오랜 장애물을 넘어서는 진전이 있을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또 북한의 끔찍한 인권기록, 생화학무기와 사이버 능력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미사일 등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다른 문제들이 너무 많다. 미북 두 정상이 회담을 성공이라고 선언할 수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의 현실과 상황을 금세 바꿀 것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윌리엄 뉴컴
윌리엄 뉴컴
PHOTO: US-Korea Institute at Johns Hopkins SAIS

윌리엄 뉴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나는 미북 정상회담이 언론 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비록 공개적으로는 그런 언급을 피하고 친근감을 보여주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무자비한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통해 높은 위상을 얻고, 미국이 목표로 하는 비핵화를 향한 성과라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양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무기에만 전념하는 것은 기회를 낭비하는 일이다. 탄도 미사일 개발과 확산, 정치범 수용소를 포함한 인권 상황 개선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또 진전된 결과가 나올 경우 신속하게 후속 일정을 잡을 것을 권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어휘에 능통한 두 명의 통역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한 명은 대통령의 말을 통역하고, 북한 통역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귀담아들어야 한다. 또 다른 한 명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는 말을 번역하거나 북한 통역사가 김 위원장의 말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귀담아듣는 것이다. 영어와 조선어 두 개 언어로 용어와 약속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의도하지 않는 모호함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존 메릴
존 메릴
Photo: SAIS

메릴: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 국장

나는 이번 정상회담이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 두 정상은 모든 것이 잘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보여준 파급 효과는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길을 열어 줄 것이다. 북한과 관계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확고히 추구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로는 인정받을 만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지지율이 치솟고 있다는 점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도 빨라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점점 더 평화와 화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 계속해서 그러길 바라고, 좋은 방향으로 상황이 진전되기를 희망한다.

프랭크 엄
프랭크 엄
Photo: 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

프랭크 : 미국 평화연구소 북한 선임 전문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미북 정상회담이 남북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잘 짜인 각본대로 진행될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모두 합의에 이르도록 큰 노력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예상해본다.

1.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하고, 미국은 동시에 평화조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광범위한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      미북 양측은 비핵화와 평화 조약 체결을 위해 단기적으로 중대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 한미연합군사훈련에서 핵과 전략 자산의 참여 중단,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안보 보장 등을 포함될 것이다.

3.      북한이 국제사회 감시단의 입국과 핵시설 현장 조사를 허용하는 것을 포함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즉시, 대북제재의 잠재적 완화와 같은 다양한 혜택에 대한 로드맵에 합의할 것이다.

4.      미군 유해 발굴의 재개나 여행 금지령의 해제 등 양국 관계를 손쉽게 개선할 방안에 대해 즉각 발표할 수도 있다.

5.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북한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예비 합의에서 모든 세부 사항을 너무 구체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세부 사항에 대해 로드맵과 일정표를 확실히 할 필요는 있다. 또 차기 미북 정상회담, 또는 한∙미∙북 3자회담이나 중국과 4자 회담일정도 빨리 잡아야 한다.

김중호 선임연구원
김중호 선임연구원
Photo: 김중호 선임연구원 제공

김중호: 조지 워싱턴대 선임연구원

미북 정상회담은 새로운 동북아 질서 구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한반도 변화의 방향과 속도가 일본과 중국, 러시아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한반도의 변화를 거부하지 않도록 새로운 동북아 다자협력 구상을 제시해야 한다. 역사에 길이 남을 ‘트럼프 독트린’이 탄생할 수 있는 기회이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개의 CVID를 강조해야 한다.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가현실화되려면 북한의 완전한 경제적 개혁개방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이 대화의 목표라면 그와 함께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Economic Development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는 이미 북한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내용이기도 하다. 북한 스스로 말한 것을 실천하도록 요구하고 지원함으로써 비핵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두 개의 목표는 동전의 양면이다. 함께 가야 한다.

이를 추진하려면 국제기구의 검증작업이 필요하다. 한편에선 IAEA와 UN의 비핵화 검증작업이 진행되고, 또 따른 한편에선 IMF와 World Bank의 경제개혁 검증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북한의 경제개혁개방을 돕는 것이 북한 비핵화의 속도를 높이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첫째,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북 접근 모델들의 장점들을 적극적으로 뽑아내고, 둘째, 남북정상회담이 보여준 감동의 무대 연출을 기대하지 말며, 셋째, 북한과 주고받는 협상 아이템들의 등가 계산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의 값어치가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동일한지, 북한 핵시설 폐기가 미북 수교와 맞먹는 것인지 등 말이다.

켄 고스(Ken Gause)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
켄 고스(Ken Gause)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
Photo: CNA

고스: 미국 CNA 국제관계국장

이번 미북 정상회담을 넘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회담 자체에만 몰두하고 회담 이후 무엇이 오느냐? 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회담 이후 큰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모델을 무시하고, 북한과 느리지만, 단계적인 비핵화에 도달하는 데 합의하고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허용하는 평화협정체결을 달성할 수 있다면, 아시아에서 미국의 입지는 여러 면에서 상당히 강화될 것이다.

로버트 매닝
로버트 매닝
PHOTO: Atlantic Council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

미북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기본적으로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실행하는 일정과 계획을 제시하고,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모든 세부사항을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미국이 제공할 경제적, 안보적, 정치적 이익에 상응한 최소한의 비핵화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접근법은 6자회담이 될 것이다.

제임스 쇼프
제임스 쇼프
Photo: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제임스 쇼프: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미북 정상회담에서 안보 보장을 추구하는 대가로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시작한다는 모호하고 폭넓은 의미의 공동 성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북한 내 연락사무소를 개설해 세부사항을 논의하거나 핵사찰단을 파견하는 등의 첫 단계가 발표될 수도 있다. 나는 이 노력이 성공할지, 또 오래 지속할지 모르겠지만, 미북 정상이 이 정도 선에서 합의를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검증 시스템을 주장해야 한다. 2~3년의 시간을 두고, 초기에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팀이 올봄이나 여름쯤 북한에 들어가 비핵화 계획을 발전시키며 비핵화 과정이 시작됐을 때 제재를 해제하는 조치에 합의해야 할 것이다. 충분한 검증 없이 정상회담 합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렉 스칼라튜
그렉 스칼라튜
RFA PHOTO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지성호 씨를 포함한 탈북자들을 만났고, 회담에서도 인권 문제에 관심을 두고, 아베 총리에게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약속한 것 같다. 미국인 3명이 석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적으로 미북 정상회담에서 분명히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인질을 풀어줬기 때문에 납북자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금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 하면서 21세기 문명 세계에 합류할 의지가 있는 것 같지만 정치범 수용소를 아직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21세기 문명 세계에 합류할 수는 없다. 해결해야 할 인권 문제가 많지만, 일단 납북자 문제와 정치범 관리소를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