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전문가 “미북, 중간단계 합의 가능성”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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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 Photo

앵커: 미국이 북한에 선제 핵무력 사용을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정체된 미북 간 핵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중국의 한 북한 전문가가 제안했습니다.

자오 통(Tong Zhao)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 센터 선임연구원.
자오 통(Tong Zhao)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 센터 선임연구원. /Carnegie-Tsinghua Center For Global Policy

이 전문가는 아직도 미국과 북한 사이에 일종의 중간 합의가 이뤄질 여지가 남아 있다며 최근 한국 정부가 언급한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내다봤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중국 베이징의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센터의 저명한 북한전문가 자오통(Tong Zhao) 박사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최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11월 대선 이전에 미북 간 3차 정상회담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런 제안이 나왔다고 보시는지요?

자오 통 박사: 최근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고의적으로 높인다는 점을 염두에 둔 한국 정부의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상당 기간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기도 했고, 이어지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사태로 악화하는 내부 갈등과 경제 상황이 북한이 그들 특유의 ‘벼랑끝전술’을 취하도록 하는 상황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따라서 한반도의 위험 수위가 고조되는 상황을 걱정한 한국 정부가 북한 측의 추가 도발을 방지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미북 간의 외교가 재개되는 데 있다는 판단 아래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북한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제재완화에 있어 좀 더 유연한 노선을 취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북 두 나라 정상 간에 추가 정상회담을 제안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박사님께서는 3차 미북정상 회담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올해 상반기가 지난 현시점에 추진될 수 있는 사안이라 보시나요?

자오 통 박사: 이론적으로는 아직도 미국과 북한 사이에 일종의 중간 합의가 이뤄질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이 그들의 핵역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대가로 미국이 일시적으로 일부 제재를 중단하는 그런 모습이 될 수 있는데, 저는 그러한 중간합의가 양국이 취할 수 있는 다음 단계로 가장 현실적인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중간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 어떻게 대응하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만약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이전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하는 것이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부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실제로 대선 전에 추가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미국의 안보이익을 챙기는 강경한 국가지도자라는 인상을 대중에 각인시킬 때라고 느낀다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것을 포함해 북한의 도발에 매우 강력한 대응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가 어떤 구체적인 접근법을 택하게 될지는 정말 예측하기 어렵고, 그가 어떤 결정을 한다 해도 위험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기자: 자오 박사님. 최근(6월 29일) 발표하신 카네기 보고서(링크)에서 미사일 방어 체제 구축과 관련해 미중 간 상호신뢰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시면서, 미국이 중국에 핵무력을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정책을 제시한다면 미중 서로 간의 협력을 촉구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박사님께서 제안하신 이와 같은 접근법이 미북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면 어떨 거라고 보시는지요?

자오 통 박사: 저는 현재 북한과 중국 모두 핵무력 사용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세에 다소 과장된 위협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나라 모두 미국이 자국에 대한 선제 핵 공격을 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협 인식은 핵역량을 현대화하려는 중국의 의지는 물론 핵억지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북한의 노력을 크게 촉진하는 영향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미국이 ‘선 핵무력 사용 금지 정책’을 채택하고 이러한 점을 두 나라에 명백히 하는 행동을 취한다면 이는 북한과 중국의 편집증을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이 이같은 정책을 채택함에 따라 중국과 북한 모두 미국의 ‘깜짝 핵 공격’에 대해 덜 걱정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평화의 시기에는 비교적 낮은 수준의 경계 태세로 핵무기 역량을 유지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같은 경우에는 그들이 핵역량에 있어 높은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높은 수준의 경계태세는 우발적이거나 허가받지 않은 핵사용의 위험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안이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이러한 정책을 택한다면 핵문제에 대한 미중관계는 물론 미북관계의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기자: 물론 미국에서 양당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평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최근 미국 의회에서도 방금 언급하신 사안과 유사한, 의회의 동의 없이 미국 대통령이 핵무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자오 통 박사: 네 언급하셨듯이 현재 미국 국내 정치 상황으로 볼 때 이른 시일 내에 미국 정부가 이런 정책을 실제로 도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가치관을 뒤로한 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데 대한 위험 의식이 늘어나는 추세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회의 동의 없이 타국에 대한 미국의 선제 타격을 제한하는 미 의회의 제안은 이러한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만약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오는 대선에서 승리하고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그가 이같은 결의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미국이 펼치는 핵정책의 목적이 공격에 있는 것이 아닌, 자국과 동맹국, 그리고 해외에 배치된 미군 자산을 방어하고 미국에 대한 선제 타격을 보복하기 위한 데 있다고 주장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가 실제로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의 선제 핵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기자: 그렇다면 반대로 미국이 북한이나 중국에 대해 지닌 위협 수위는 어떻다고 평가하십니까?

자오 통 박사: 미국 역시 북한이나 중국이 미국의 동맹국들과 해당 지역에 전진 배치된 미군 자산을 핵무력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 미사일 방어 체제를 놓고 미국의 본토와 동맹국, 그리고 전진 배치된 미국의 자산을 방어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 미국은 중국이 재래식 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부터 중국이 선제 핵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위기가 닥친다면 이러한 정책을 뒤로하고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들 간에는 선제 핵무력 사용에 관한 상호 불신이 여전히 팽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미북 협상이 지체될수록 한국에서는 한국이 미국과 조율해 전술핵을 도입하거나 독자적인 핵무력 증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오 통 박사: 글쎄요, 저는 분명히 북한이 한국의 독자적인 핵 프로그램 추진에 매우 강력히 반발하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역량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려 한다는 점을 방증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확보한다면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위협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이같은 사안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불안정한 시기는 핵역량을 획득하는 과정에 조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한국이 실제로 신뢰할 만한 핵역량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이후에는 아마 북한도 남한을 위협하는 것을 꺼릴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자체적인 핵역량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추진한다면 북한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는 위험한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엔 동아시아에서 또 하나의 핵 도미노 사태가 발생하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고, 만약 한국이 핵무장을 추진한다면 일본 역시 핵무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테고, 또 그렇게 되면 대만 역시 이러한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같은 추세는 동아시아에서의 지정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도 계속 주시하는 사안입니다.

기자: 자오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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