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때까지 미북 비밀협상 가능성”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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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작별' 장면.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작별' 장면.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미북 간 공식 핵협상 진전 어려운 상황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기자>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차 정상회담이 ‘좋은 합의’를 이룰 수 있어야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이전까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추가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습니다. 마키노 위원님, 미국 행정부 내에서도 북한과 협상하려는 욕구가 거의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 간 핵협상, 이대로 물 건너 간 걸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지금 북미관계가 소강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선 2018년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지도해온 새로운 외교가 전혀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도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있는 상황이고 예전처럼 파격적인 행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인 듯합니다. 지난 연말에 새 외무상에 리선권을 기용한 것도 외교적인 능력보다 충성심을 평가하고 또 김정은 시대와 똑같은 강경노선을 취하기 위한 상징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2월8일 예정됐던 북한 인민군 창건 기념일 열병식도 취소됐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앞으로 군사도발도 당분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한편 김 위원장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외국은 커녕 지방도시도 당분간 현지지도에 나서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외국 정상과 만나는 것도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북미 사이에 공식적인 핵협상은 거의 진전되기 어렵지 않겠나 봅니다.

<기자> 그런가 하면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뤄온 핵심 당국자들이 잇따라 대북 업무에서 손을 떼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북 외교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그건 예전부터 예정됐던 일로 현재 상황을 반영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이런 상황은 역시 교착상태에 영향이 있을 겁니다. 왜 그러냐면 북한은 지금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전세계가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할 거라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아래서 북한이 스스로 미국에 양보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구요 이 시점에 미국의 북한 담당자가 떠나고 있는 건 역시 북미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그런 판단 아래 이뤄지고 있는 일이라고 저는 봅니다. 한편 북한 경제가 지금 유엔제재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어려운 상황인 건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 선거 때까지는 북한과 미국이 비밀협상을 통해 서로가 양보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탐색전을 벌일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탐색전은 알렉스 웡이나 마크 램버트같은 공식 석상에 나오는 사람이 아니라도 뉴욕채널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입장으로선 경제제재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나 양보하면 될 건지 미국의 속내를 알아보려고 노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비밀협상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본격적인 공식협상은 역시 올 가을로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에 이뤄질 걸로 봅니다.

전시작전권 환수 위해선 한미연합훈련 필수

<기자> 한편 오는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지난 주 보도하셨는데요, 한국 국방부는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한미 간 연합훈련을 놓고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 자세히 전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듣기론 한국에서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으려는 의견이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한편 청와대 안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을 문재인 정권 임기 내, 그러니까 2022년 5월까지 한국이 환수하고 싶다는 의견이 강하다고 듣고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환수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청와대에서는 이처럼 북한을 자극하고 싶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고 싶기 때문에 서로 모순되는 상황입니다. 청와대 안에서는 따라서 한국에서 연합훈련을 하지 않고 미국에서 하는 그런 의견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아래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핑게로 연합훈련을 4월 이후로 연기하면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선에서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실제 한국군은 지금 대규모 부대 이동도 피하려고 하고 있고 일본 자위대나 다른 외국군과 군사교류도 가능한 한 연기하고 싶다는 얘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한미연합훈련 시작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한국이 마지막까지 상황을 봐가면서 최종 판단할 걸로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해 전면 금지된 석탄 수출로 3억7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중국 바지선으로 몰래 환적하는 방식으로 수출된 걸로 알려졌는데요, 결국 중국이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입니다. 일본 내 반응 어떤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은 최근까지 방위성이 수시로 북한 선박이 중국 근처에서 불법적인 환적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진과 자료를 통해 공개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유엔의 보고서도 일본이 해온 정보활동이 틀림없었다는 그런 시각이 나오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암묵적인 밀거래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평가입니다.

<기자> 말씀하신 대로 일본도 최근까지 북한의 불법환적을 막기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던데요, 일본 정부가 이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하나는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철저히 이행한다는 미국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그런 의사 표명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온 인도태평양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있습니다. 실제 미국은 지난해 샹그릴라대화에서 중국이 북한의 불법환적을 돕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하면서 비판도 하고 감시활동을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하고 있는 불법환적 감시활동에서는 미국, 일본 뿐 아니라 영국이나 호주, 캐나다 등도 참가하고 이런 나라들을 인도태평양전략에 연계시키는 그런 목적도 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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