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생계 고민에 “썰렁한 설날 분위기”
2024.02.07
앵커: 음력 설날(2/10)을 앞둔 북한이 예년보다 더 한산한 명절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별 식량공급이 없는 것이 배경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음력설은 최대 민속명절 중 하나지만 생계난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예년에 비해 한산한 명절을 맞게 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민속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명절을 셀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특히 김정일 생일(2/16) 광명성절을 불과 며칠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음력설은 작년 설날에 비해 한산한 분위기”라면서 “작년에는 코로나 악화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어 물가가 높았지만 올해는 현재 세관이 열리고 물자가 유입되는 가운데도 물가가 내려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2월에도 식량가격은 국가가 정한 배급가격과 양곡판매소의 개인판매 가격으로 나뉘어 거래됐다”면서 “배급식량은 입쌀 1kg당 내화 5400원(미화 0.65달러)인데 비해 양곡판매소에서는 주민들에게 kg당 6000원~6200원(미화 약 0.74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이뤄지고 있는 식량판매는 2가지로 국가가 지정한 가격으로 배급대상( 공공 사무일꾼 등 법무일꾼들에 주는 식량, 혹은 1월처럼 전체 주민들에 3kg 식량공급 지시가 있을때)에 대해 이뤄지는 배급가격과 양곡판매소(개인 돈주의 공식허가된 식량 장사)의 일반 판매로 나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지난 1월에는 원수님(김정은)의 생일(1월 8일)을 계기로 세대별로 입쌀 kg당 5400원씩 받고 3kg을 공급했다”면서 “하지만 민족최대의 명절인 음력설이 있는 이달에는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이 있음에도 식량공급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관을 통해 식량 등 물자가 유입되면서 물가가 곧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2호(전시식량)창고가 비어 최근 유입되는 식량을 전부 군량미로 채운다는 말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관련기사)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이제 며칠 후면 음력설이지만 설날 전야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면서 “오히려 설날보다 광명성절 행사준비로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실제로 대부분의 주민들은 대대로 내려오는 음력설을 가장 큰 민속명절로 여기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식량도 풀리지 않고 있어 설날을 맞은 요즘 들어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1월에 이어 식량가격이 입쌀 1kg당 6000원~62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그런데 당에서 식량판매 가격을 5,400원으로 낮추는 바람에 양곡판매소에선 식량을 사들인 원가를 맞출 수 없다며 식량(비축한)을 풀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양곡판매소의 일반 식량도 국가가 정한 한도 내에서 팔도록 지시했지만 양곡판매소는 자체적으로 돈을 들여 차를 대여하고 일꾼을 쓰고 멀리 농장에서 사들인 식량을 5400원에 팔면 원가도 찾지 못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때문에 양고판매소가 8천원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식량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당국은 궁여지책으로 검열에 나서 식량을 사들일때 외화(중국돈)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음력설을 잘 쇠야 일 년이 무사태평하다는 옛말이 있지만 여기(북한) 주민들은 날이 갈수록 점점 쪼들리는 생활난에 설명절이 무의미할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국은 “설날이 코앞인데 당국은 최대의 민속명절보다 6일 뒤에 있을 광명성절 행사준비에 주민들을 내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관련기사)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