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정착 탈북자 청소년, 텔레비전 시청 남한청소년의 3배

200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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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사람들이 주로 휴식을 위해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반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세계의 정세를 알고 남한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 텔레비전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남한의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발표한 ‘탈북자의 남한방송 수용’ 설문조사 주요 내용을 이진서 기자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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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한 청년이 텔레비전으로 유엔 원자력기구 관련 뉴스를 접하고 있다. - AFP PHOTO/KIM JAE-HWAN

남한에서 방송에 관한 연구와 방송인력개발 등 방송사업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탈북자 154명을 대상으로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남한의 방송을 어떻게 이해하며 또 이용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결과 남한사람들은 휴식을 위해서 주로 텔레비전을 보는데 반해 탈북자들은 세계 소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남한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 텔레비전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탈북자들이 가장 즐겨 보는 방송 내용은 뉴스나 시사보도물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반대로 즐겨 보지 않는 방송은 어린이만화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성숙희 책임연구원은 드라마와 뉴스를 많이 시청하는 탈북자들은 남한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정보와 교양, 교육 방송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부정적인 인식이 감소되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성숙희: 드라마나 뉴스는 남한 주민들에게도 똑같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바라보는 시각이 저희들은 오랜 세월 자본주의 사회 미디어를 봐왔기 때문에 미디어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반면 탈북자들은 다른 미디어 세계 속에서 살다가 지금 접하고 있는 미디어가 다른 형태의 미디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따라서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뉴스와는 달리 남한의 뉴스는 그 특성상 사회에 대한 부정적 사실들, 즉 사건사고와 부정부패, 사회집단 간의 갈등 보도에 초점을 맞추고, 드라마 역시 불륜이나 빈부의 갈등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데 치중하다 보니 탈북자들의 남한사회에 대한 현실 인식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것이 성숙희 책임연구원의 설명입니다.

탈북자들은 TV 즉, 텔레비전, 인터넷, 신문, 라디오, 잡지 순으로 매체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이 가운데 이용 정도에 있어 남한사람들과 탈북자들이 서로 차이를 가장 많이 보이는 매체는 텔레비전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자들의 경우, 하루 평균 4시간가량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나 남한사람보다 약 35분 더 많았으며 주말에는 1시간이상 더 많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10대의 텔레비전 이용량이 일일, 평일, 주말에 상관없이 남한 청소년들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자들은 남한에 정착한 기간에 따라 텔레비전 시청형태도 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남한 내 거주기간이 길수록 텔레비전 이용량은 줄어들며, 거주기간이 4년 이상인 경우에는 평균 텔레비전 이용량이 남한 주민과 비슷해지고 있지만, 주말 이용량은 여전히 1시간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탈북자들의 텔레비전 이용이 많은 이유는 중 하나는 다른 여가수단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진흥원은 분석했습니다.

성숙희 책임연구원은 현재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의 수는 대략 6천5백 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조만간 하나의 소수자 방송이용 집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탈북자들의 남한방송 인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진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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