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단, 8.15때 남한 국립 현충원 방문
2005.08.12
오는 15일 남한에서 열리는 ‘8.15 민족 대축전’ 행사에 참가하는 북측 대표단이 이례적으로 국립 현충원을 방문합니다. 이에 대해 탈북자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국장은 북한 측이 이번 방문을 대남 통일전술 차원에서 이용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의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12일 가진 기자 설명회에서 이번 8.15 민족 대축전 행사 기간에 북측 당국과 민간인 대표단 30여명이 6.25 전쟁 전사자의 위패와 무명용사의 유골이 봉안돼 있는 서울 국립 현충원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봉조: 지난 8월 5일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공동행사 일정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서울에 오는 당국과 민간 대표단의 국립 현충원 참배 의향을 전달하고 절차를 문의해 왔다.
이 차관에 따르면 북측은 사전 논의와 전제 조건 없이 순전히 자발적으로 참배 의사를 표시했으며, 남측은 이에 대해 수용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특히 현충원을 참배하는 북측 방문단에는 김기남 노동당 중앙 위원회 비서와 림동옥 조국평화통일 위원회 부위원장도 포함돼 있어, 이번 결정은 김정일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남한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국장은 북측의 이번 현충원 참배 결정은 남한 주민들의 대북관을 변화시키기 위한 북한의 대남 정책 전술의 일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히 자신이 입수한 북한 간부를 상대로 한 강연 자료를 보면 6.15 남북 공동 선언 이후 남한에서 북한의 대남전략이 관철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성민: 순수한 민족애나 정상적인 인간의 감정은 존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 선전을 위해서 활용되고 있는 남북 교류는 경계해야겠죠. 오늘 북한에서 발표를 했지만 현충원을 찾아 가겠다.
이런 것들이 적화통일을 원하는 김정일 체제가 정말 남한의 민주화나 민족의 발전을 위해 사망한 분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기 위한 것일까 생각해 봤을 때 그것보다도 남한내의 좌익 세력, 즉 친북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한 행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북한 당국은 과거 남북 정상회담이나 정주영 현대 회장의 소 떼 방북과 같은 역사적인 남북 교류 행사들을 주민들의 사상 교육에 이용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민: 북한의 강연 자료가 말해주다시피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을 만나 줌으로써 우리의 대남 혁명의 폭을 넓혀줬다. 그리고 정주영 회장이 소를 보낼 때도 도망간 외판 자본가 놈이 장군님의 품이 그리워서 소를 가지고 왔다 쌀을 가지고 왔다 이런 식으로 역선전이 되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북한주민들이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남한 주민들에 비해 적대적입니다.
그는 따라서 사상의 자유가 존재하는 남한 사회는 북한의 참배 의미를 넉넉하게 수용하는 한편,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민: 본질적으로 북한은 노동당 10대 원칙에 밝혀진 것처럼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 이것을 포기하기 전에는 모든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에서 항상 경계해야 하는 것이 남한이 취해야할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서울 동작동에 위치한 국립 현충원은 지난 1955년 국군묘지로 창설되어 전사 또는 순직한 군인과 군무원, 종군자의 영현을 안장했습니다. 1965년 국립묘지로 승격된 이후에는 국가 원수와 애국지사, 순국 선열 등이 추가 안장됐습니다. 현재 현충원에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장군 등 5만 4천여 명이 안장돼 있습니다.
이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