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경제난 타개 위해 방중”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1.05.20
mudanjang_station_303 김정일 위원장 일행이 20일 밤 거쳐간 것으로 알려진 무장단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심각한 식량난과 경제난에 봉착한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원조와 경제협력을 빨리 이끌어내기 위해서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우드로 윌슨 센터(Woodrow Wilson Center)에 방문연구원으로 있는 류길재 교수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어 1년 남짓의 기간에 3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핵개발과 도발행위로 대북제재가 계속되면서 북한의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해진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조는 물론 경제 협력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야할 절박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류 교수: 그만큼 비상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구요. 북중간의 경제 협력,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경제지원을 얻어내는 게 가장 큰 목적이고, 김위원장이 움직임으로 해서 새로운 경제 협력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살아 있을 때에도 중국을 불과 1년 사이에 세 번 방문한 적은 없었거든요.

류 교수는 김 위원장이 이렇게 자주 중국을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의 다급한 상황을 중국에 전달해 북한의 체제 유지를 매우 중요시하는 중국으로부터 경제지원과 협력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중국을 방문해 지린성(길림성)의 창춘(장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호금도)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에 합의해 최근 양국간의 경제 협력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경제협력이 처음으로 양국 정상간의 합의에 따라 추진되면서 김 위원장이 경제 협력 문제를 직접 챙겨야 할 중대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Ken Gause)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한국과 미국 등으로부터 식량 원조 요청에 대한 반응이 없자 중국으로부터 추가 경제원조를 받기 위해 갑작스럽게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가장 큰 이유는 추가 경제 원조를 받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일은 경제원조와 북중 국경의 경제 협력사업에 대해 중국 지도부와 논의하기 위해 직접 간 것입니다. 물론 승계문제도 의논하겠지만,경제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가 중요한 방문 목적일 겁니다.

미국의 민간연구소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e)의 선임연구원인 오공단(Katy Oh) 박사는 김위원장이 지난해 8월 창춘(즉 장춘)에서 후진타오(호금도) 국가주석과 만났을 때 이미 김정은 후계세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마무리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중은 경제적인 원조 요청이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 박사:
경제, 외교전략면에서 북한의 내부사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보기에는 북한이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중국은 북한이 전략적 실수를 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전 세계가 경제 봉쇄를 강행하면서 한국도 지원하지 않고 있어요. 김위원장이 지금까지 자리를 뜰때는 중국에 도움을 청하거나 부탁을 하기 위해 갔기 때문에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럴거라고 분석이 됩니다.

오 박사는 식량난과 2012년 강성대국을 위해서 자금이 필요한데 전반적인 경제난이 심각하기 때문에 이것을 타개하기 위해서 김 위원장이 다시 중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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