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민주당 압승, 대북 정책의 향방은?

30일 치러진 일본의 중의원 총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집권 자민당에 압승을 거두어 일본에서도 정권 교체가 실현되게 됐습니다. 다음 달 중순 경 발족할 민주당 정권의 대북 정책의 향방에 대해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도쿄-채명석 xallsl@rfa.org
200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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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도쿄의 선거 본부에서 당선자 게시판에 장미를 달고 있다.
30일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도쿄의 선거 본부에서 당선자 게시판에 장미를 달고 있다.
AFP PHOTO / Kazuhiro Nogi
일본 언론은 단독 과반수를 넘는 308개 의석을 획득한 야당 민주당의 압승을 ‘일본 헌정사상 초유의 대 사건’으로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반면 119개 의석을 건진 데 불과한 집권 자민당의 패배를 ‘역사적 참패’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를 총리로 한 하토야마 내각이 다음 달 중순 경 출범할 예정입니다.

외상 등 주요 각료의 윤곽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하토야마 내각의 외교, 안보 정책은 자민당 정권과는 상당히 다른 색깔을 띨 것으로 내다보입니다.

하토야마 대표는 민주당의 선거 공약과 각종 기자회견에서 “일본 안보의 근간은 어디까지나 미일 동맹”이라고 말하면서도 “미국과는 대등한 외교를 펼치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하토야마 대표는 또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야스쿠니 신사에 갈음하는 대체 추도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정권이 출범하면 한국과 중국과의 역사 마찰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 하토아마 대표는 “본격적으로 북한과 대화와 협조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자민당 정권의 대북 압박 정책과는 궤도를 달리하는 새로운 대북 정책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하토야마 대표는 그러나 “북한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항상 대응책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며 북한에 일방적으로 양보하지는 않을 생각임을 비쳤습니다.

북한도 최근 한국과 미국에 대해 유화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새로 등장한 민주당 정권과 대화를 모색할 기회와 명분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고 일본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토야마 내각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우여곡절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예컨대 민주당은 우파(자민당 출신)에서 좌파(옛 사회당 출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을 지닌 정치가들의 집합체입니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납치문제 대책본부’와 북한과 폭넓은 교류를 통해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국교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한반도문제 연구회’가 따로 설치되어 활동하고 있는 곳이 바로 민주당입니다.

하토야마 대표가 민주당 내부의 이견을 조정한다 해도 “납치 문제의 해결 없이 국교정상화는 없다”는 일본 국내 여론을 무시하고 북한에 경제 원조나 국교정상화를 약속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민주당의 대북 유화정책을 우려하고 있는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 가족모임’은 31일 “민주당 정권이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이 대북 압박 정책을 지속할 것인가, 대북 유화정책으로 전환할 것인가, 그 윤곽이 드러나는 것은 빨라야 9월 중순 이후라는 것이 대다수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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