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설’ 속 기자들 단동 집결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0.03.23
MC: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이 중국 양회가 끝난 후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중국 내 외신 기자들의 뜨거운 취재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김 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은 금년 1월 중순부터 끊임없이 나돌다 잠시 수그러 드는가 싶더니 최근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화폐개혁 이후 어려운 경제난을 풀기 위한 목적과 지난해 온가보(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에 대한 답방을 위해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다고 보고 그 시기에 대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 1월의 방중 소문이 설(說)로 그치고 2.16 김정일 위원장 생일 행사가 끝난 2월 하순에 방중할 것이란 예측도 불발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 양회(인민대표대회, 정치협상위원회)가 끝난 이 달 중순부터 다음달 초순 사이에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것 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 내 외신 기자들이 취재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지나갈 것으로 유력시 되는 중국 단동에는 압록강 철교가 가장 잘 보이는 4성급 호텔 중련빈관(中聯賓館)에 “일본과 남한 등 외신 기자들이 김 위원장의 방중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하여 지난 주말부터 속속 몰려들고 있다”고 중국 단동의 복수의 소식통들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대하여 남한의 KBS는 지난 20일 “평양에서 나오는 국제열차가 나올 때마다 요즘 단동 시민들은 세관과 경비병들의 동향을 살피는 게 버릇이 됐다”고 전하면서 그 이유를 “김 위원장의 방중임박 설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보도 했습니다.

KBS는 이에 그치지 않고 22일에도 “이 달 29일부터 다음달 8일 사이에 사흘 안팎의 짧은 일정으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있을 것”이라고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남한의 연합뉴스도 지난 17일 “중국 지도부의 일정을 감안할 때 이 달 25일부터 30일 사이에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고 보도 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미국도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성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안전한 여행이 되길 바란다”면서 “김 위원장이 북경에서 6자회담 복귀 및 비핵화를 위한 긍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용의를 발표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남한의 KBS와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방중 설에 대해 주중 한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자유아시아 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사견임을 전제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아프리카 가봉을 비롯한 3개국 순방 시에 중국을 먼저 비공식 방문하고 아프리카 순방 길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그렇게 되면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은 없던 것으로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는 외교 관례에도 어긋나는 일로 중국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 했습니다.

남한의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당장은 곤란할 것 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 이유로 “화폐개혁 이후 북한 내부의 정세가 김 위원장이 해외순방을 할만큼 한가롭지 않다는 점과, 만약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6자 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측의 입장을 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에게 밝혀야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 따른 부담이 큰 만큼, 6자 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측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현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방문을 단행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얘깁니다.

연초부터 계속 되는 김 정일 위원장의 중국방문에 대한 예측들이 연이어 빗나간 가운데 이번에는 실현될지, 아니면 또 불발로 끝날지, 중국 외교가와 외신들의 뜨거운 관심은 4월 초순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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