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천안함 증거있어도 대북압박엔 한계”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0.05.19
MC: 한국 정부가 20일 자국 해군 함정인 천안함이 북한 어뢰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아무리 확실한 증거가 있다 해도 중국이 취할 대북 압박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천안함을 북한이 공격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해도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과거 15년 동안이나 더 강력한 대북압박을 가하라고 중국에 요구했지만 중국은 동북아지역 안정과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만 관심이 있었고 이번 천안함 사건 이후에도 그러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란 게 위트 전 담당관의 설명입니다.

Wit: We've been trying to convince them for 15 years to do more and pressuring on North Korea but I think Chinese policy is rarely shifting.

위트 전 담당관은 이제는 미국이 이렇게 변하지 않는 중국의 입장을 직시할 때가 됐다면서 자신이 볼 때 미국은 자국이 원하는 입장을 중국이 취하도록 강제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무조건 북한을 변호하진 않을 것이며 일정한 대북 조치도 취할 순 있지만 미국이 원하는 만큼의 실효성 있는 대북 압박엔 과거와 마찬가지로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존 델루리 미중관계센터 부소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이 범인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천안함 사건을 수사한 검사라면 중국 정부는 북한이 범인이 아니길 바라는 배심원의 입장일 것이라면서 중국은 한국이 내놓는 증거의 모호성을 찾는 데 우선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델루리 부소장은 또 중국은 천안함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제시된다 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데 시간을 끌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델루리 부소장은 중국 정부의 기본적 생각은 대북 제재가 장기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아무런 효과도 없으며 과거 경험상 대북 개입이 오히려 성과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Delury: China does see the evidence that engagement works with North Korea, not perfectly but better than sanctions.

한편 중국 전문가인 미국 케이토(CATO)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부소장은 중국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등에서 대북 압박에 나설 수 있지만 이는 한국의 대북 보복조치로 인해 한반도에 더 심각한 긴장 상황이 조성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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