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해 발굴∙ 김계관 방미 계획 없어”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0.02.26
MC: 북한이 미군 유해 발굴 사업의 재개를 제안하고,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방미를 추진한 데 대해 미국 정부는 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북한의 구애공세에도 6자회담에 먼저 복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미국 정부의 태도가 확고하다는 분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북한군이 미국 측에 제안한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 사업’의 재개와 관련해 입장 변화가 없다고 26일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와 실종자 담당국의 래리 그리어 공보실장은 지난달 북한 내 미국 유해의 발굴을 재개하자는 북한의 제안을 받은 이후 이를 검토했지만 국방부의 입장에 달라진 것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또 미국 국무부의 고위 관리는 26일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몇 번을 물어봐도 현 시점에서 김 부상을 미국에 초청하거나 만날 계획이 없다는 답변은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민간단체인 ‘전미외교정책협의회’가 다음 달 초 김 부상의 방미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이처럼 북한이 미군 유해 발굴의 재개와 비정부단체(Track-II)를 통한 북미접촉 등으로 미국에 구애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하고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현안을 논의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국무부의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유해 발굴 사업의 제안이나 김 부상의 방미 추진 등은 명백한 구애공세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한 미국 정부가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선언이 있기 전에 미국 정부가 김 부상의 방미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전망했습니다.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를 순방 중인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26일 “6자회담의 맥락 안에서 이뤄진다면 미국과 북한 간 추가적인 양자 대화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혀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우선순위임을 시사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최근 행정부 관리와의 대화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에 크게 낙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가 6자회담 조기 재개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다지 서두르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지난 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온다는 확고한 신호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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