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자금세탁' 북한인 문철명에 ‘형량 조정’ 허가

워싱턴-지정은 jij@rfa.org
2022.08.26
미 법원, '자금세탁' 북한인 문철명에 ‘형량 조정’ 허가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들과 그 가족들을 태운 버스가 지난해 3월 대사관에서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떠나고 있다.
/BenarNews Photo

앵커: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북한인 문철명의 앨포드 플리’(Alford Plea) 요청을 미국 재판부가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씨가 자신의 무죄는 계속 주장하지만 검찰의 증거는 인정하는 방식으로 감형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의 루돌프 콘트레라스(Rudolph Contreras) 판사는 24일 문철명의 앨포드 플리’(Alford Plea) 요청을 허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앨포드 플리’란 피고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판사나 배심원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만큼 검찰의 기소에 충분한 증거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피고가 감형을 받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문 씨 변호인 측은 문 씨가 말레이시아와 워싱턴DC에서 3년 넘게 구금돼 있던 점 등을 근거로 앨포드 플리를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문 씨의 요청에 반대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다음달 6일 문 씨에 대한 심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문 씨는 지난 2013 4월부터 2018 11월까지 공범과 함께 사치품을 북한에 반입하고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미국 법원에 기소됐습니다.

 

이에 따라 문 씨는 지난 2019년 말레이시아 당국에 체포돼 지난해 3월 미국으로 송환됐고, 문 씨는 북한인이 미국에 인도된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문 씨의 앨포드 플리 요청과 관련해 한국 한림국제대학원 미국법학과의 김영민 교수는 앞서 이달 초 자유아시아방송(RFA), 검찰 측 증거가 배심원들에게 합리적 의심을 넘어 범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피고에게 불리한 정황인 경우 피고가 이 같은 합의를 요청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최근 가상화폐를 이용한 북한의 자금세탁 시도에도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이달 8일 북한 해커가 탈취한 가상화폐의 세탁을 도운 가상화폐 믹서 기업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믹서’란 가상화폐를 쪼개고 섞어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 및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의 가상화폐 거래 추적이 어려워집니다.

 

재무부는 북한 연계 해커 조직인 ‘라자루스가 토네이도 캐시를 이용해 미화 45500만 달러의 가상화폐를 세탁했다고 밝혔습니다.

 

재무부는 지난 5월에도 라자루스가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이용한 믹서 기업 블렌더를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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