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최룡해는 바람둥이”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4.01.23

앵커: 외부에서는 장성택 숙청이후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북한 권력의 2인자 자리를 꿰찼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그를 ‘아첨쟁이’, ‘바람둥이’로 부른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급상승하고 있북한사회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위상을 두고 북한 내에서는 여러 가지 설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 잠시 체류 중인 한 북한 소식통은 “최룡해가 장성택을 친 주동인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 속에서 인식이 나빠졌다”며 “표면적으로 최룡해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여도 주민들은 그를 아첨쟁이로 밖에 보지 않는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최 총정치국장이 권력의 최고 지위에 올랐다고 하지만 북한 민심이 그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공개 활동을 153차례나 수행하면서 처형되기 전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훨씬 앞질렀다고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 14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겉으론 잘나가는 최룡해가 장성택처럼 기반이 없어 권력 2인자로 되긴 어렵다”고 이 소식통은 단정했습니다.

그는 “김정일이 13차 청년학생축전을 잘했다고 최룡해에게 자기가 입은 것과 똑 같은 고급 잠바를 지어줄 만큼 각별한 관계였지만, 1997년에 터진 청년동맹 부패사건으로 너무 심하게 두들겨 맞아 청년동맹 라인을 거의 잃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최룡해가 14차 세계청년학생 축전자금을 마련한다는 핑계를 대고 전국의 청소년들로부터 모은 파동(폐동) 수백 톤을 중국에 팔아넘기고 달러를 챙겼고, 청년중앙예술선전대 예술인들을 돈으로 농락하고 패륜행위를 저질렀다”고 폭로해 악마의 인상을 남겼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주변에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돈이나 인맥이 없는 최룡해가 자기지반을 닦기가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당시 북한은 노동당 강연에서 최룡해를 가리켜 ‘인간쓰레기’로 매도하고, 북한의 고위 간부들조차도 “혁명화 가서도 정신을 못 차리는 배은망덕한 놈”으로 낙인찍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던 최룡해가 김정은 정권에서 군의 당 사업을 거머쥐고,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을 대거 숙청·해임하면서 군 장성들 사이에서도 ‘야심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최룡해는 김정은 제1비서의 ‘각별한’ 관심 속에 2인자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또 다른 북한 주민은 주장했습니다.

최근 양강도 국경지방에서 연락이 된 한 평양 주민은 “최룡해에게 아들 3명이 있는데, 지난해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니던 막내아들이 음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이 때문에 김정은이 전국에 술을 마시지 말라는 금주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룡해의 며느리가 은하수관현악단 황은미 가수인데, 그 덕분에 지난해 여름 은하수악단 가수들이 무더기로 처형될 때 죽음을 면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