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폴란드 “평양 주재 대사관 정상운영…상황 주시”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5.29
swedish_embassy_b 북한주재 스웨덴 대사관이입주한 독일대사관 건물.
/AP

앵커: 독일에 이어 영국이 북한의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제한 조치를 이유로 평양의 자국 대사관을 잠정 폐쇄했습니다. 하지만 체코와 폴란드 등 유럽국가들은 현재 평양 주재 대사관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체코 외무부의 주자나 슈티코바(Zuzana Štíchová) 언론담당 국장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평양 주재 체코 대사관을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며, 현재로서는 이런 방침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영국이 북한 당국의 여행제한 조치로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의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대사관을 잠정 폐쇄한 데 따른 주북 체코 대사관의 운영 상황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슈티코바 대변인은 그러면서 체코 대사관이 북한 측과의 향후 소통을 위한 몇 안되는 통로 중 하나로 남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평양 내 다른 대사관들의 상황을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The Embassy of the Czech Republic in Pyongyang still operates normally. We closely monitor the situation of other embassies in the city, however, from the security point of view, we are not planning any changes so far. Our Embassy remains one of the few possible channels for further communication with the representatives of the DPRK.)

폴란드도 현재로서는 평양 내 대사관 폐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상황의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외무부 대변인이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For the time being we do not consider closing our Embassy in Pyongyang. Polish authorities closely monitor the situation as it develops.)

요아힘 베리스트룀(Joachim Bergström)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 통화에서 대사관의 정상 운영을 확인했습니다.

베리스트룀 대사: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은 여전히 운영되고 그 기능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관련 상황에 대해 그 이상 논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Well, the Swedish Embassy is still operating and functioning and beyond that we don’t care to discuss anything regarding the situation at this moment.)

평양 내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주 북한 대사관도 정상 운영 중입니다.

현재 북한에 외교 공관을 둔 유럽국가들 중 독일과 영국만이 코로나 19로 인한 북한의 조치 속에서 공관을 잠정 폐쇄하고 직원을 철수시킨 상황입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27일 평양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들의 순환 근무가 불가능해 대사관 운영을 지속할 수 없어 대사관을 잠정 폐쇄했다며, 북한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난 1월 31일 취한 입국제한 조치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박사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영국이 북한에 대해 보이고 있는 강경한 정치적 입장의 표명으로 해석했습니다.

파체코 박사: 영국 정부가 북한에서 근무할 새 외교관들을 파견할 계획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북한에 대한 불만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파체코 박사는 최근 독일과 프랑스, 영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등에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그에 비해 지난 1월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북한에 대사관을 둔 6개 유럽연합 국가들 중 독일 이외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대사관 운영을 지속하며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를 유지하려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지난 3월,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평양 주재 외교관들을 공관 부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등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을 위배했다며 대사관을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을 철수시켰습니다.

독일 외무부 소식통은 언제 북한 대사관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북한이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국경 출입을 금지라는 빈 협약에 위배되는 부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대사관의 정상적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 되면 운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Due to inappropriate measures contrary to the 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 undertaken by North Korean authorities to fight Corona Virus spreading, including, i.a., travel bans …The Embassy will resume its operations as soon as conditions allow.)

2000년대 초반 북한 주재 초대 영국 대리대사를 지낸 제임스 호어 박사는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외국인들도 이처럼 믿도록 하기 위해 외교관 등의 동선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한편,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29일 평양 주재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현재까지 전염병을 피한 많지 않은 국가 중 하나”라면서 북한에서 “조만간 국경을 열고 대표단 교환과 업무 출장, 관광, 유학 등을 재개하는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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