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ICBM 실험 하겠다”

북한 외무성이 29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또 우라늄을 농축하는 기술의 개발도 시사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조속한 시일 안에 미국과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서울-박성우 xallsl@rfa.org
2009.04.29
서울의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수로 발전소의 원료를 만든다는 구실로, 그동안 노출하지 않았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공개하고, 공개적으로 그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요.

북한 외무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의장성명을 내고 대북 제재를 취한 데 대해 “즉시 사죄하지 않으면 자위적 조치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은 자체적으로 경수로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첫 번째 공정”으로 “핵연료를 자체 생산 보장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지체 없이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2년 2차 북핵 위기의 시발점이 된 우라늄 농축 기술을 북한이 다시 꺼내 든 셈입니다. 통일연구원 전성훈 박사입니다.

전성훈: 북한이 경수로 발전소를 건설할 능력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경수로 발전소의 원료를 만든다는 구실로, 그동안 노출하지 않았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공개하고, 공개적으로 그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요.

북한이 우라늄을 농축하는 기술까지 들고 나온 것은 장거리 로켓까지 발사했는데도 미국이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한 문제를 뒤로 제쳐 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입니다.

고유환: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다는 카드를 내밀고, ‘이래도 무시할 거냐’는 차원에서 ‘핵확산이냐, 협상이냐’ 양자택일하라고 하는 의미의 대미 압박 전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압박 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북한이 그만큼 시간에 쫓기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고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미국에서 대북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할 고위급 관료의 인선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알면서도 미국을 재촉하는 이유는 3년 앞으로 다가온 ‘강성대국 진입 원년’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 직접 대화하는 시점을 앞당길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고 교수는 설명합니다.

고유환: 적대 관계 속에서 위기 심화로, 그리고 강성대국 건설이 늦어지는 데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후계 체제 구축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초반에 승부수를 띄우고 빨리 직접 대화를 하자는 의도가 있을 겁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더라도 북한은 이번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와 하는 직접 대화를 미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는 듯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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