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실각설, 김정은 권력 공고 반영”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3.12.03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김정은 체제의 2인자 역할을 해 온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2년 2월 평양에서 열린 군사 퍼리에드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과 장성택 부위원장의 모습.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김정은 체제의 2인자 역할을 해 온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2년 2월 평양에서 열린 군사 퍼리에드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과 장성택 부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장성택 실각설이 사실이라면 이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이미 매우 공고한 상태임을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터프츠(Tufts)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이성윤 교수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체주의 사회에서 권력 2인자는 항상 숙청 혹은 견제 대상이 되곤 했다면서 이번 장성택 실각설도 이런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장성택 측근의 처형과 그의 실각설이 사실이라면 이는 이미 공고한 권력 기반을 가진 김정은이 정권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성윤 교수: 이번에 고모부를 숙청했다면, 김정은 체제가 지금까지 불안했다가 이번 일을 계기로 권력이 공고하게 됐다기보다는 김정은이 이미 집권을 확실히 했고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라고 봅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존 박 선임연구원도 장성택 실각설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이는 김정은 정권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안정적이고 견고하다(well-established)는 걸 암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 만일 장성택의 실각이 김정은 권력 공고화 과정의 완결판이라면 이는 김정은이 나이든 후견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 정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 교수와 박 연구원 모두 장성택이 최근 실각했다하더라도 과거의 사례와 같이 앞으로 다시 정권 내 핵심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박 연구원은 장성택이 북한 정권 내에서 몇 안되는 대표적인 자금 조달책으로 꼽힌다면서 만일 실각한 그의 후임이 제대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다면 이로 인해 북한 정권의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장성택 실각설의 진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북한 관영 언론에 장성택이 건재하다거나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다는 보도가 나올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은 만일 장성택의 실각설이 사실이라면 이는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를 위한 장성택 밀어내기 가능성과 또 다른 김정은의 최측근 인사인 최룡해와 장성택의 권력투쟁에서 최룡해가 승리했다는 가설, 또는 이 둘의 복합적인 결과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반면 김정은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장성택이 실각했다면 이는 현재 북한의 권력 구도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북한 당국이 역정보를 통해 북한 정권 내 권력투쟁 상황을 외부에 알리면서 불안감을 조성해 중국이나 미국의 대북압박 수위를 낮추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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