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건물 매각 결정뒤 북 항의 없어”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4.12.17

앵커: 북한이 일본 조선총련 건물의 매각 결정을 전후해 예상과 달리 일본 정부에 항의하지 않는 등 이를 방관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알려진 것과 달리 현재 진행중인 북일 간 교섭에 이번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일본 도쿄에서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의 토지와 건물에 대한 일본 법원의 매각 최종 결정을 전후해 북한이 일본 정부에 항의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일본정부 관계자가 최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일 교섭에 밝은 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조총련 건물 매각이 현재 진행중인 북일 간 교섭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조총련 건물의 최종 매각 결정이 임박한 지난 10월 말 방북한 일본 정부 대표단에게도 이 문제를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표단은 지난 10월 27일 방북해 나흘간 북한에 머물면서 일본인 납치피해자에 대한 재조사 과정을 북한측과 협의했습니다.

다른 일본 정부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조총련 건물 매각 결정 이후에도 북한 측으로부터 항의 등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도 건물 매각 결정이 일본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사법부의 판단이라는 점을 양해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사뭇 냉정한 태도는 일본 내 북한대표부 성격인 조총련 본부건물의 매각 결정이 북일 교섭에 걸림돌로 작용할 거라는 분석과 배치됩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조총련 건물 매각이 북일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 저는 처음부터 조총련 문제는 북일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조총련이 북한에 송금하는 규모가 컸을 때와 달리 현재는 그 위상이 북한내에서 초라해졌습니다.

앞서 북한의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교섭담당대사는 지난 3월과 5월에는 이 문제를 일본측에 거론했지만 최근에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마키노 연구원은 송 대사가 조총련 ‘창구’인 자신의 입지를 감안해 언론 플레이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 송일호 대사는 조총련에 대해서 재일교포를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그런걸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일부러 일본 기자단에게 자기가 조총련 문제를 (북일 협상장에서) 거론했다는 걸 알린 거죠.

결국 지난 9월 초 허종만 의장이 8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하는 등 초라해진 조총련의 현재 위상이 본부건물 매각 결정에도 북한이 방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배경이라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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