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서해 NLL 대규모 사격 훈련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4.03.31

앵커: 북측이 서해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에서 31일 대규모 포사격을 실시했습니다. 북측이 쏜 포의 5분의 1 가량은 남측 수역에 떨어졌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의 해상 사격훈련은 이날 낮 12시 15분부터 4시간여 동안 7개 해역에서 8차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북측은 해안포와 방사포 등을 동원해 500여발을 사격했으며, 이 가운데서 100여발은 북방한계선, 즉 NLL 남쪽에 떨어졌습니다.

이에 대응해 남측도 K-9 자주포로 NLL 북쪽에 300여발을 사격했다고 한국의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날 북한의 서해상 포격 훈련을 ‘도발’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해상사격이 계획된 도발이며, 남북관계에 주도권을 갖고 NLL에 대한 우리 군의 수호 의지를 시험하려 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북한의 도발 의도를 분석하고 대응태세를 점검했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만일 북한이 재도발해올 경우 강력히 대응하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로 했다”며 “향후 도발에 대비해 서북도서 지역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DMZ) 인근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도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군사문제 전문가들은 북측이 포 사격 일정을 남측에 사전 통보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지적합니다.

북측은 이날 오전 8시께 ‘서남전선사령부’ 이름으로 남측 해군 2함대에 보낸 전화 통지문을 통해 NLL 이북 해상 7곳에서 사격 훈련을 할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북한도 좀 제한적인 도발을 시도하는 것이죠. 가장 큰 목적은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는 것인데, 지금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계속 강경한 반응을 하고 있으니, 북한이 나름대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방법으로 한국측에 사전 통보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북측의 NLL 해상 포사격 훈련이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겠지만, 한미 양측의 해병대 상륙 훈련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다고 평가합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993년 ‘팀 스피리트’ 훈련 이후 20여년만에 최대 규모로 이날 포항에서 상륙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 측 해병대 7천500여 명, 해군 2천여 명과 한국 측 해병대 2천여 명, 해군 1천여 명 등 모두 1만2천5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측도 “반상륙 훈련 차원에서 이날 대규모 포 사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군사문제 전문가인 극동문제연구소의 김동엽 연구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이날 북측의 포사격 직후 서해 5도에서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오후 4시 30분께 해제됨에 따라 주민 4천여명은 모두 귀가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또한 인천에서 백령도로 향하던 대형 여객선도 포 사격 훈련을 피해 대청도에 정박했다가 오후 5시 30분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한국군은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전 지역에 경계 및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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