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실패 공식화…“미 대선결과 보며 당 대회 노선 결정”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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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meeting.jpg 북한 노동당 제7기 제6차 당 전원 회의가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날 전원 회의에서는 내년 1월 8차 당대회 개최가 결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경제 정책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8차 당대회 개최를 예고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북한이 새로운 전략 노선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0일 북한의 8차 당대회와 관련된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앞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를 내년 1월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당대회는 김일성 주석 집권 시절에만 6차례 열린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인 지난 2016년 5월 한차례 열린 바 있습니다. 5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다시 당대회가 열리는 겁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당대회의 개최일은 그동안 일정하지 않았다”며 “현재 당규약에는 개최 시기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북한은 7차 당대회 당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했고 8차 당대회에서도 국가경제발전 계획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대회를 통해 경제발전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 정책 실패를 인정하며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인 2021년 1월 8차 당대회 개최를 예고했다는 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전략 노선을 결정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등으로 악화된 경제상황 등을 새로운 대미전략을 통해 돌파하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실제 북한은 20일 내놓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 결정서를 통해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해 계획했던 국가경제의 목표들이 미진했으며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미주연구부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대내외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분수령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미주연구부장: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차기 정부가 어떻게 구성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 차기 정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본 뒤 대미전략, 자력갱생 전략을 결정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 부원장도 북한의 당대회가 신년 초인 1월에 개최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이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고려해 새로운 대미전략 노선을 설정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그동안 당대회가 연초인 1월에 개최된 바는 없습니다.

미 대선 결과가 북한의 전략도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한이 전략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새로운 행정부를 길들이려는 차원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강화하고 ‘인공위성’의 명목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현욱 부장은 “북한이 미 대선 이전 대미 메시지를 갖고 있는 군사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며 “전략도발 보다는 레드라인, 즉 금지선을 넘지 않는 수준의 군사 행동을 벌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북한이 미 대선 이전에 전략도발을 감행한 뒤 미 대선 이후 군축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올해 안에 북한이 핵 미사일의 실전배치를 마쳐 협상력을 제고한 뒤 2021년 출범하는 미국 행정부와 협상을 벌여 대북제재 해제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북한이 8차 당대회를 1월로 결정한 것은 내부적으로 다급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이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수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관심을 당대회로 돌리기 위해 다급하게 일정을 결정했다는 겁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 부원장: 당대회 개최를 예고하면 보통 6개월, 1년 전부터 총동원 체제로 전환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통제하기 수월해집니다. 북한 주민들의 주목을 당대회로 돌리기 위한 것이죠. 그만큼 내부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서둘러 결정한 것 같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현재 북한 내 상황이 심각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 이뤄진 인사 대부분이 경제 분야에 집중됐다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는 겁니다.

정 센터장은 “리병철 군수공업부장에 대한 인사 외에 경제 관련 인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경제상황을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같이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차원에서 당대회를 통해 당 내 부서를 신설하고 이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에게 맡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당 중앙위 정무국 회의에서 당 내 신규 부서 창설 문제를 논의한 뒤 지난 13일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는 당 중앙위 내 신설부서를 설치하는 것과 관련해 심의, 결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해당 신설 부서에 대해 “사회의 정치적 안정과 질서를 유지, 담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고영환 전 부원장은 당 내 새롭게 설치될 부서가 행정부일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고 전 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당시 당 행정부는 조직지도부와 잦은 마찰을 빚을 정도로 권한이 강했다”며 “8차 당대회를 통해 과거에도 존폐를 거듭한 바 있는 행정부를 부활시켜 그 책임자로 김여정 제1부부장을 앉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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