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 대신 한국 새 정부와 밀착 가능성”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7.05.04
bonnieG-305.jpg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학 부장 겸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
RFA PHOTO/변창섭

앵커: 북한이 이례적으로 중국을 직접 거명하며 비난하는 등 대북 핵 압박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 북한 간 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중국 대신 곧 들어설 한국의 새 정부와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최근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대북 압박에 나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느끼는 북핵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잘 알고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군사 충돌을 원치 않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글레이저 연구원은 중국의 대북 압박은 여전히 실제 행동보다 수사(rhetoric)적 측면이 더 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전히 중국의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나 북한의 중국은행 접근이 금지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관영 언론을 통해 이례적으로 중국의 대북압박 행태를 비난했지만 중국의 역할을 대신할 대상으로 러시아를 택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러시아보다는 오히려 다음주 출범할 가능성이 높은 진보 성향의 한국 차기 정부와 적극적인 경제 협력을 통해 중국의 압박을 견디려 할 수 있다는 게 글레이저 연구원의 전망입니다.

글레이저 연구원: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한국의 새 정부가 다른 정책을 가지고 더 많은 대북지원에 나서고 활발한 남북교역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박사도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중 간 공방과 마찰은 언론 매체상에서 벌어지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이번 북한 측 반발이 반드시 중국의 실질적인 대북압박 강화의 증거라고 단정짓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부시 박사는 과거 중국은 북한의 도발 이후 한동안 대북압박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얼마 되지 않아 또 뒤로 물러서곤 했다면서 여전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상황과 관련된 중요 변수는 역시 다음주 들어설 한국의 새 정부라고 지적했습니다.

만일 한국에 진보 성향의 정권이 들어설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대북정책을 취할지, 또 이에 북한과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등 모두 미지수지만 한국의 새 정부란 주요 변수가 생기는 만큼 각국 입장에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부시 박사는 또 만일 북중 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북한 측 입장에선 러시아보다는 한국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도 4일 보낸 이메일을 통해 최근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에 적극 협조하고 있어 현재 중국에 대한 북한의 불만은 폭발 직전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은 중국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한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평화공세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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