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이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인 양곡판매소들이 최근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5일 “요즘 여러 양곡판매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면서 “당에서 식량은 반드시 양곡판매소에서 구입하라고 지정했지만 정작 식량을 구할 데가 없어진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황해북도 린산군에 있는 친척을 통해 린산군의 일부 양곡판매소가 문을 닫은 소식을 들었다”면서 “이는 지난해에 가을한(수확한) 양곡을 얼마 사들이지 못한 지역 양곡판매소가 주민들에게 판매할 양곡이 없어 취한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원래 양곡판매소는 가을에 알곡을 사들여 원가보다 조금 비싸게 팔도록 정해진 양곡거래장소”라면서 “그런데 린산군 읍 양곡판매소에서 지난해에 농장원들을 통해 알곡을 사들이지 못해 현재는 판매할 양곡이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곡을 사들이지 못한 이유는 당국이 식량을 빼앗아 갔기 때문으로 지난 해 농사가 잘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식량은 부족한 실정으로 농장원들이 팔 알곡이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그나마 1월에는 가을에 사들인 알곡이 조금 있었지만 이미 다 팔리고 지금은 텅 비어있어 문을 닫게 된 것”이라면서 “린산군 뿐 아니라 원상리 양곡판매소도 판매할 식량이 없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양곡판매소 아니라 개인에게 쌀 구입
그러면서 “현재 양곡판매소들이 식량이 없어 불가피하게 문을 닫고 있다”면서 “이에 일부 주민들은 식량을 양곡판매소에서 구입하지 못하고 개인을 찾아 다니며 쌀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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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요즘 여기저기서 양곡판매소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양곡을 팔아야 할 양곡판매소에 정작 양곡이 없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룡천군 안의 양곡판매소들이 판매할 양곡이 없어 줄줄이 문을 닫자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양곡판매소를 통해 식량을 구입하던 통로가 막혀버렸기 때문에 공식적인 장소에서 식량을 구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읍내의 양곡판매소들이 지난해 사들인 알곡은 입쌀, 강냉이, 콩, 보리, 밀을 다 합해도 2톤 정도인 것으로 안다”면서 “양곡판매소의 알곡은 주변 농장원들이 올해 농사철까지 먹을 식량을 양곡판매소에 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게다가 현재 입쌀이 1월의 8,500원(미화 약 0.4달러)보다 500원 하락한 8,000원이지만 주민들은 돈이 없어 구입하지 못하는 처지”라면서 “이렇게 양곡판매소가 문을 닫는 현상은 다른 지역에서도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가을에 농장에서 현물(알곡)분배를 했다고 선전하지만 실제로 분배를 하는 척 연출한 것 뿐”이라면서 “당이 제시한 계획양을 맞추느라 분배는커녕 모자라는 수량은 집에서 기르던 가축까지 팔아서 바쳐야 할 실정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장마당에서 곡물매매를 금지하고 양곡판매소로 유도하려는 정책이라면 이곳은 곡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하지만 말만 그렇게 하고 양곡판매소가 알아서 농민들에게 곡물을 사서 주민들에게 팔라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