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올해 9차례 ‘확장억제’ 전력 전개...대북 경고 발신

지난달 22일 한반도 남쪽 한일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한미일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먼 곳부터 일본 F-2 2대, 미국 F-16, 미국 B-52H, 미국 F-16, 한국 F-15K 2대.  [미 공군 제공]
지난달 22일 한반도 남쪽 한일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한미일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먼 곳부터 일본 F-2 2대, 미국 F-16, 미국 B-52H, 미국 F-16, 한국 F-15K 2대. [미 공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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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과 미국 국방당국은 올해 들어 9차례에 걸쳐 미국의 핵 확장억제 능력을 공개하며 대북 경고를 발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에 압도적인 핵 역량을 보여준 것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이 7일 배포한 ‘확장억제 자료’에 따르면 한미 국방당국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응하는 미국 측 전략 자산을 아홉 차례 전개했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 2022년에 한 차례, 금년에는 현재까지 아홉 차례 미국 측 전략 자산을 전개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핵잠수함(SSBN), 전략폭격기 등 이른바 ‘핵 3축’으로 불리는 전력을 수시로 전개하면서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매진하는 북한에 압도적인 핵 역량을 보여주고, 경고를 발신한 것입니다.

다음 주 열릴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미 전략 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제고’ 이행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한 것은 전략폭격기 B-52H입니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폭격기로, 지난 3월 서해 상공에서 한국 측 F-15K 전투기 등과 함께 훈련한 것을 시작으로 7월까지 다섯 차례 한반도에 전개됐습니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나 전략핵탄두 공개 등 도발에 대한 한미의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이었다는 설명입니다.

‘핵 3축’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핵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전략핵잠수함이 42년 만에 한국에 기항하기도 했습니다.

사거리 1만3천km에 달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24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은 지난 7월 한미 ‘핵협의그룹’ 출범 회의에 맞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바 있습니다.

한미 국방부는 그에 앞선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계기로 미국 조지아주 전략핵잠수함 기지를 방문했고, 이는 한미가 핵잠수함 훈련기지를 공동 방문한 첫 사례였습니다.

허태근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지난달 31일 미국 밴덴버그 공군기지를 찾아 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참관했는데, 한국 대표단의 미국 ICBM 발사 참관은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었습니다.

미 전략자산 외에도 핵 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CVN-68)와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각각 3월과 10월에 한국에 입항했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도 지난 6월 부산을 찾았습니다.

이른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는 올해에만 다섯 차례 전개됐고, 현재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꼽히는 미국 F-22와 F-35도 한 차례씩 한반도에 전개됐습니다.

한국 군은 확장억제 공약과 관련해 “한국 방어를 위해 핵과 재래식 능력을 비롯한 미국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겠다는 약속”이라며 “주한미군 주둔과 미 전략 자산 전개 등이 그 대표적 상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태용 한국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강군만이 자유와 평화,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태용 한국 국가안보실장 :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적에게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믿음을 줄 수 있는 강한 국방력으로 튼튼한 안보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조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해 ‘한국형 3축 체계’로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응징 태세를 갖춰 나가고 있다”며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되고 내년엔 전략 자산을 통합 지휘할 전략사령부가 창설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확고한 안보태세와 실전적인 훈련으로 나라를 굳건히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