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성 일부 간부, ‘국가 공급’ 제복 외면
2024.07.03
앵커: 김정은 체제를 1선에서 보위하는 북한 국가보위성 일부 젊은 간부들이 당국이 공급하는 제복 대신 장마당에서 고급원단으로 맞춘 사제 제복을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가보위성은 최고 지도자의 정치와 사상에 사소한 의심을 품는 동향 등이 나타나면 그 어떤 법적 절차도 없이 체포, 구금하여 정치범수용소에 수감하거나 처형할 수 있는 반탐 및 방첩기관으로 성분과 사상이 투철한 인물을 선발합니다. 하지만 그 중 일부 젊은 간부들이 장마당에서 제복을 구매해 주목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역마다 자리한 국가보위성 산하 보위부 간부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새빨개(충성 분자로) 보이지만 (그 중 일부는) 정복(제복)을 장마당에서 사 입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고 지도자의 신변과 체제를 1선에서 보위하는 국가보위성 산하 각 도, 시, 군 국가보위(국)부 간부들에게는 국가에서 우선 제복과 구두를 공급하지만 품질이 좋지 않아 외면한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이어 “은산군 식료공장에 주둔한 30대의 보위부 간부도 며칠 전 장마당에서 원단을 사들여 옷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장마당에 넘겨주는 장사꾼의 집에서 정복을 주문했다는 말을 옷 장사꾼이 말해줬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보위부 간부들은 평상시 거리에 다닐 때는 사복을 입고 다니지만 보위부 실내에서는 정복을 입는 데, 국가에서 공급한 정복을 입으면 장사꾼에게 맞춤 정복을 주문해 입은 간부보다 초라해 보여 장마당에서 고급원단으로 정복을 만들어 입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마당 제복은 국가공급 제복과 똑같이 맞춰 제작되기 때문에 통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부대 장교들 역시 경제력이 있으면 군에서 공급하는 군복을 입지않고 장마당에서 고급 원단을 구매해 만들어 입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국가보위대학(5년제)을 졸업하고 각 도, 시, 군 보위국(부)에 배치되면 국가에서 정복을 주는데, (정복을) 줘도 안 입는다”고 전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 경제난으로 장마당이 등장하기 전만 해도 국가보위성 간부들은 국가에서 공급한 정복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전국적으로 종합시장이 공식화되고 해외에서 수입된 고급 원단이 유통되면서 주민 통제로 뇌물을 받아 소득이 높아진 보위부 간부들 속에서 장마당에서 고급 원단을 구입해 정복을 맞춰 입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국가에서 공급한 정복과 장마당에서 원단을 구입해 맞춰 입은 정복의 품위(품질) 차이가 드러나자 보위부 간부들 속에서는 장마당이나 원단을 전문 파는 장사꾼의 집에서 좋은 원단을 골라 정복을 맞춰 입는 사례가 증가하더니 최근에는 나이 먹은 간부들은 (국가에서) 주는 대로 입지만, 일부 젊은 간부들은 장마당에서 맞춘 사제 정복을 입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함흥시에서 옷을 전문 가공하는 개인의 집에서 수입 원단으로 국가보위성 제복을 맞추면 최소 북한돈 50만원(미화 약 33달러)을 지불해야 합니다. (현재 함경남도 일부 시장환율은 미화 1달러에 북한 원화 1만4천원)
소식통은 그러면서 “국가보위부 간부들도 장마당에서 정복을 사 입어야 위신이 선다고 생각하는 현실에서 당국이 계속 사회주의 지키자고 주민 사상교양을 강화한다 해도 소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