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 만난 판문점,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서울-서재덕 seoj@rfa.org
2019.06.30
panmunjum_line_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함께 걸어갔다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미북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판문점은 이제 분단과 냉전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판문점이 어떤 곳인지 서울의 서재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장소인 판문점.

판문점은 지난 1951년 휴전회담이 진행됐던 곳으로 남북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입니다.

판문점의 기존 명칭은 널빤지로 만든 문짝과 다리가 있다는 뜻의 ‘널문리’였습니다. 휴전회담 당시 중국어 표기를 고려해 ‘널문리’를 한자로 ‘판문점’으로 표기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남과 북은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분단됐습니다.

정전협정 체결 직후 판문점은 정전협정의 감독기구인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본부시설을 두기 위해 JSA, 즉 공동경비구역으로 설정됐습니다.

당시 판문점 내에는 남북 경계 표식이 없었고 자유롭게 남과 북을 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976년 북한군이 미군 장교 두 명을 살해하는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판문점 내에 군사분계선 표식이 만들어지고 남북한 분할경비로 바뀌게 됐습니다.

판문점에서 남과 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치하게 된 겁니다.

그러나 냉전의 산물이었던 판문점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남쪽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겁니다.

이어 두 정상은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 집에서 단독회담을 가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판문점에서 만나 1차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남북은 지난해 10월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42년 만에 다시 JSA를 비무장 상태로 전환시켰습니다. JSA 남북지역 초소와 병력, 화기를 모두 철수시킨 겁니다.

교착상태가 이어지던 북한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다시 열린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남북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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