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회동, 좋은 시작…북 비핵화 길 멀어”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06.30
trump_smile_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정전협정 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미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했습니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후 교착 상태에 있던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을 것으로 유럽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웨덴(스웨리예)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한국센터의 이상수 소장은 전망했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가졌는데요. 북한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시는지요?

이 소장: 생각보다 만남이 길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악수만 하고 사진 찍고 끝날 것 같았는데, 한 시간 가까이 했지요? 상징적인 것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조금은 의미가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할 때도, 앞으로 실무대화가 시작될 거라고 (했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에)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고 합의점을 찾는 것이 양쪽에 다 좋지 않는가 하는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시작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고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 사회 연결망 트위터를 통해 만남을 제안한 것을 김 위원장이 전격 수용해 깜짝 회동이 이뤄진 것은 김 위원장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있는데요?

이 소장: 지금까지는 합의점 찾기에는 너무 입장차이가 컸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단계적인 (비핵화에) 좀 양보를 했을 것 같고요. 김 위원장도 큰 틀의 비핵화는 맞출 수 있다, 오로지 단계적로만 나가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해서 그에 관해서 실무협상단을 꾸릴 수 있는 실질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너무 상징적인 것에 (그친 것) 같지는 않고요. (하지만) 좋은 시작이지만, 비핵화에 앞으로도 걸림돌이 많고, 실무회담이 진행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정상회담에서는 합의사항을 발표를 해야 하니까요.

기자: 이번 회동에서 미북이 비핵화를 위한 큰 그림에 합의할 경우, 미국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앞서 언급한 ‘동시적·병행적’ 비핵화라는 유연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서 비핵화 대화의 획기적 진전을 기대하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인가요?

이 소장: (김 위원장이) 그렇게 (비무장지대까지) 온 것도 국내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왔겠지요? 인민들한테 시진핑(습근평) (중국 국가주석)도 만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만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결과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좀 의아했던 게 두 정상이 보좌진 없이 단독으로 회담을 하면서 북한 김 위원장에게 좀 더 유리한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요. 기자회견을 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많이 띄워 주더라고요. 그래서 비건 대표에게 힘을 좀 실어서 동시적·병행적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작용을 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요.

기자: 북한은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하고 북한 주민을 달래려는 목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대선을 위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서로 필요했기 때문에 보여주기식 회동에 적극 나섰다는 말씀인가요?

이 소장: 북한 내 강경파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서 진정으로 완전한 비핵화 의지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간 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과연 (북한이) 비핵화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요. (미국이) 영변 이상으로 나가면, 북한이 종전협정보다 더 강한 체제안보, 즉 미군 철수나 전략무기 철수 등을 요구하면 과연 미국이 정말 들어줄 수 있을까? 제재 해제도 힘든 데…지금은 상징적으로 출발점을 다시 찾았지만, 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닥칠 수 있지 않나 하는 걱정도 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비무장지대에서 이뤄진 미북 정상 간의 깜짝 회동과 관련한 스웨덴안보개발정책연구소 한국센터 이상수 소장의 견해를 양희정 기자가 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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