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준전시 선포후 회담제의” 실망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08.24

앵커: 북한이 준전시 기간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대대적으로 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북한이 남북회담에 지나치게 매달린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경을 통해 연락이 된 북한 소식통은 “지난 21일 준전시 상태가 선포된 다음 중앙에서는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를 견지하라는 지시문을 전국에 하달하고 모든 단위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를 ‘위대한 군사적 천재’로대대적으로 선전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준전시 상태를 긴급 선포하고, 전군에 완전무장을 명령한 것은 위대한 군사적 영장만이 내릴 수 있는 담력”이라며 “김정은을 무비의 담력과 배짱을 지닌 위대한 군사가 로 치켜세웠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김 제1비서를 위대한 군사 천재로 선전할만한 내용이 없어 담당자들도 난감해 하는 눈치였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다음날 바로 남쪽에 대고 회담을 하자고 낮추 붙는 게 무슨 대단한 군사적 천재냐”며 “북한에서도 웬만한 사람들은 우리가 이번에 졌다고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위대한 군사영장이라면 뭔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김정은의 경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지도했다는 내용밖에는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20일 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주재로 진행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는 남한 측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48시간 안에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21일 북한이 먼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북한의 간부들도 중앙의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했다는 겁니다.

그는 “과거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는 장기적인 안목이 있었는데, 지금 김정은이 하는 것을 보면 소리만 크고 실속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 지방에서 연락이 된 또 다른 북한 주민은 “이번에는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까 하고 궁금해 하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과거처럼 ‘말 전쟁’, 즉 말로만 전쟁하다 흐지부지 될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심각한 생활고를 겪는 북한의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누가 이기든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팽배해있다고 최근 민심 동향을 그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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