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망명, 자녀 영향 크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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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브리핑룸에서 태용호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망명 및 국내 입국사실을 밝히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브리핑룸에서 태용호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망명 및 국내 입국사실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를 비롯해 최근 여러 명의 북한 외교관들이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이 망명을 결심하기까지는 자녀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 러시, 즉 잇따른 망명에는 자녀들의 영향이 크다고 북한 외교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이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이 소식통은 “서방국가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교양(교육)과 장래문제”라며 “이번에 망명한 태영호 공사의 경우도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17일 밝혔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생활을 잘 아는 이 소식통은 “북한 대사관 내에서도 자녀 교양을 잘하라고 늘 강조하고 있지만, 서방의 교육과 문화에 노출된 자녀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지 않겠는가”고 지적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서방 어느 한 나라에 파견된 북한 외교관 자녀는 공립학교에 편입한 후 1년까지는 학급 학생들과 다투는 등 적응 못하다가, 2년차부터는 친구들도 사귀고, 선생님도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외교관 자녀도 처음에 학교에서 북한체제를 적극 옹호하다 왕따를 당했던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그 후에 한국 드라마와 영화, 걸그룹 댄스를 즐기고 지금은 북한 노래를 개사해 부르기까지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더욱이 외교관 자녀들이 한국의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전자제품을 부러워한다”면서 “그래서 어떤 외교관은 친북계열의 해외 동포들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미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은 한달 월급으로 300달러 가량 받는데,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해 공관을 비우고 장사 다니기가 일쑤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 대사관에서는 이들 자녀들이 자본주의 문화에 물들지 않도록 따로 교육시켜야 하지만, 여의치 않아 대부분 주재국 공립학교에 보내고 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주재국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공사의 큰 아들도 영국의 한 대학에서 공중보건경제학 학위를 받았고, 둘째 아들도 현지 대학 입학을 앞두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해외 체류기간은 보통 3년, 길어서 5년 정도 되는데, 이 기간 동안 외국에 적응한 자녀들은 부모들에게 탈북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초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3등 서기관 김철성이 가족과 함께 서방으로 망명했고, 지난해 5월에는 에티오피아 주재 북한 대사관 경제 담당 외교관이 한국으로 망명하는 등 최근 들어 탈북한 북한 외교관이 여러 명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3국에 있는 대북 소식통도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한성렬 외무성 국장의 딸도 뉴욕의 한 대학교에 입학해 공부했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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