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생존자 박재경, 특사로 남한 방문"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5.04.30

앵커: 1·21 사태 당시 남한으로 침투했다가 북한으로 살아 돌아간 인물이 있죠. 박재경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재경은 2000년 9월 대남 특사 자격으로 남한 땅을 밟기도 했다고 전직 CIA 요원이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과거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남파됐던 북한 공작원이 30여년 뒤 대남 특사 자격으로 다시 서울 땅을 밟는 일이 있었다고 전직 중앙정보부(CIA) 요원이 말했습니다.

미국 CIA 요원으로 40년 가까이 대공 업무에 종사했던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 리 씨는 29일 서울 종로구 한글회관에서 열린 서울평양포럼(서평포럼) 강연에서 북한의 박재경이 그 주인공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재경은 1968년 1월 21일 서울로 침투한 31명의 북한 공작원 중 한 명이며, 2000년 9월에는 김용순 로동당 대남담당 비서 등과 함께 북측 대표단 일원으로 다시 서울을 찾았다는 겁니다.

마이클 리 전 CIA 요원: 북한의 김용순이 김정일의 특사로 남한에 왔을 때 수행원 중에 박재경 대장이 같이 왔어요. 총정치국 부총국장을 하던 사람이야. 송이버섯도 갖고 와서 (남측에) 선물도 하고 그랬죠. 이 사람이 바로 (1·21 사태 당시) 살아 돌아간 사람이야.

박재경은 1968년 당시 북한으로 도주하던 중 자신을 추격하던 남측 15연대장 이익수 대령을 사살한 장본인이라고 마이클 리 씨는 덧붙였습니다.

“이런 사실이 있었음에도 한국 정부는 박재경이 2000년 9월 당시 북측 대표단 소속으로 남한에 오겠다는 것을 받아들였다”면서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마이클 리 씨는 말했습니다.

박재경은 2012년까지 대장 직함을 유지하며 김정은의 현장 시찰에도 자주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1933년생이어서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클 리 씨는 CIA 요원으로 40여년 동안 일하며 450여명의 북한 귀순병과 귀순 민간인, 그리고 간첩을 심문했습니다.

이 중에는 1·21 사태 당시 남측에 생포된 김신조, 1987년 대한항공 테러범 김현희, 그리고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로동당 비서 등이 포함됐습니다.

마이클 리 씨는 자신이 직접 조사한 사건들을 기밀 제한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책으로 써 ‘CIA 요원 마이클 리’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16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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