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그 해리슨 “북한, 미국과 포괄적 협상 원해”


2006.09.29

북한이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미국과 포괄적인 협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국제정책센터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과 미사일 발사 유예 등을 대가로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국제정책센터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은 지난주 북한을 방문해 백남순 외무상, 김계관 외무부상,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리찬복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표 등을 만났습니다. 해리슨 연구원은 지난 1970년대 초 김일성 주석을 만난이후 지금까지 모두 10차례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해리슨 연구원은 28일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초청강연에서 장장 6시간에 걸친 김계관 부상과의 면담내용을 설명했습니다. 해리슨 연구원은 김계관 부상이 올해 안에 영변 원자로의 페연료봉을 제거해 플루토늄을 재처리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최소한 핵무기 세 개를 추가로 만들 수 핵무기 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Harrison: North Korea is planning to unload the fuel rods again in the Yongbyon nuclear reactor to reprocess more plutonium enough for at least three more nuclear weapons.

기술적으로는 내년 6월까지 폐연료봉을 제거할 필요가 없는데도 북한이 이를 서두르는 이유는 미국과 양자회담을 갖기 위한 협상도구로 써먹기 위해서라고 해리슨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미국과 직접 만나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속셈이라는 겁니다. 김계관 부상도 작년 9월에 합의된 6자회담 공동성명이 이행될 경우 북한이 얻을 게 많은 만큼 6자회담이 다시 열리길 바란다고 해리슨 연구원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전에 미국이 금융제재를 거둬야 한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라고 해리슨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불법행위에 맞선 법집행 행위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북한 입장에서 볼 때 금융제재는 공동성명 정신에도 어긋나고 북한의 정권 교체를 노리는 움직임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겁니다.

해리슨 연구원은 따라서 미국과 북한이 조건없이 양자협상을 벌여 포괄적인 거래에 합의하고 이를 발판으로 6자회담을 다시 열자는 게 북한의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Harrison: What they have in mind are bilateral negotiations without preconditions leading to a package deal that would be followed by the six-party talks.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폐연료봉 재처리도 포기하며, 미사일 발사 유예조치를 다시 선언하고 핵물질을 해외에 넘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대신 미국이 금융제재의 일부 혹은 전부를 거두는 방안이 포괄적 거래 속에 담겨 있다고 해리슨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이밖에도 북한이 금융제재와 관련해 타협안을 제시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줘서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터줄 수 있을 것이며 에너지도 지원해주자는 겁니다.

한편 북측 인사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밝혔다고 해리슨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특히 리찬복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표는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지하 핵실험을 해도 방사능 낙진이 우려되기 때문에 핵실험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는 겁니다.

워싱턴-김연호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