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500만~600만명 풀뿌리 등 연명”-WFP

북한의 식량 사정이 1990년대 후반 이래로 최악의 상황이지만 아직은 아사자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라는 소식이 중국에서 들어왔습니다. 북한 식량 사정이 악화된 데는 최근 국제유가가 급속도로 상승한 것도 한 몫 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서울-박성우 xallsl@rfa.org
20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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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북경에서 세계식량계획, WFP가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WFP의 평양 사무소 소장이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 피에르 드마저리 소장은 WFP가 최근 3주 동안 북한 내에서 현지 조사를 해 봤더니 “북한 주민 500만-600만명이 식량난으로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풀뿌리 등으로 연명하는 등 기아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에 빠져있다“고 말했습니다.

북경에 있는 드마저리 소장과 기자회견이 끝난 다음에 직접 전화 통화를 해 봤습니다. 드마저리 소장은 크게 세 가지 원인이 겹쳐져서 북한의 식량 사정이 이렇게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이 원인들 중엔 국제 유가 인상도 포함돼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드마저리: 첫째로 작년에 발생한 홍수가 북한 농업 생산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2년 연속 발생한 홍수 피해였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로, 예전에는 매년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많은 식량을 제공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곡물 운송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의 물자 수송 능력이 부족한데 덧붙여, 예년과 달리 올해는 기름값이 50% 이상 상승했기 때문에, 곡물이 충분히 생산된 지역에서 곡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곡물을 운반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요인들이 합쳐져서 북한 전역에서 그리고 특정 지역에서 심각하게 식량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집계에 따르면 북한은 한해 보통 540만 톤의 식량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북한이 확보한 양이 427만 톤이구요. 그래서 올해는 113만 톤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WFP에서 북한에 보낼 식량이 8만 톤 가량이고, 미국이 보내기로 약속한 50만 톤 중에서 올해는 20만 톤 가량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또 중국으로부터도 북한이 20만 톤이 좀 못되는 양을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올해 부족한 식량인 113만 톤 중에서 대략 48만톤 가량은 확보를 한 셈이죠. 그래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올해 식량난이 90년대 후반과 비교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이런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요.

바로 이런 평가에 대해서 WFP의 드마저리 평양 사무소장은 직접적인 반박은 피하면서도 북한의 식량난이 90년대 후반 이후 최악이라는 WFP의 이번 평가는 정확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드마저리: 한국에는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각기 다르게 평가하는 보고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만, 이 보고들이 어떤 방식으로 산출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북한에서 6월에 실사를 하면서 사용한 방법은 2004년 이래로 우리가 북한에서 시행한 현지 실사 중에서 가장 포괄적인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10개 도 중에서 8개 도를 방문했고, 350건 이상의 면접조사를 했으며, 53개 군을 방문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상당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드마저리 사무소장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90년대 후반만큼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사자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드마저리: 우리는 북한에서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어떤 증거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근 상황의 정도가 아주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건 인도적 측면에서 긴급 상황(a level of potentially humanitarian emergency)이라고 부를 만한 정도입니다. 그래서 아주 조속히 북한에 식량을 공급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앞으로 다가오는 몇 달의 기간 동안 식량을 공급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왜냐면 이 시기는 북한이 추수기를 앞둔 시점이어서 각 가정에 식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WFP의 드마저리 평양 사무소장은 향후 2주일 안에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대북 식량 지원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통일부는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 북한 식량 수요 조사내용에 대해 상세한 결과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 식량사정의 심각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WFP가 식량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해 올 경우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정부 입장을 결정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원을 요청해 오거나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될 경우 국민여론을 감안해 대북 식량지원을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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