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파견 해외 여성근로자들, 노예 같은 생활하고 있어


2005.12.28

북한에서 해외로 파견한 여성들이 체코나 러시아 등지에서 값싼 임금에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미국의 로스엔젤레스 타임스가 27일 보도 했습니다. 신문은 또 북한 정부가 이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원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북한 근로자들이 어느 나라에, 얼마나 나가서 일을 하고 있습니까?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에 대한 보도에서 체코에는 6곳에 모두 321명의 북한 여성들이 일을 하고 있고 그 외에 러시아, 리비아, 불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앙골라 등지에 만 명에서 만 오 천 여명의 해외 노동자들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이들을 해외로 파견하는 것은 외화벌이 때문일 텐데요 특히 체코에 300여명이 넘는 여성 근로자들이 나가 있는데 체코의 상황은 어떤지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체코는 지금 자국 노동자들이 임금이 높은 서부유럽 국가로 돈 벌러 가기 때문에 대체노동력으로 20여 만 명의 해외 방문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데 북한당국이 외화 벌이 일환으로 노동력이 부족한 체코에 수 백 명의 여성인력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일을 하고 또 작업 환경은 어떤지요?

이들 대부분은 봉제공장이나 가죽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오지의 아주 열악한 환경 이라고 합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한 공장의 예를 들었는데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한 20마일 떨어진 인구 약 200명의 작은 마을 젤레즈나에 있는 공장은, 단체복 제조 공장으로 이 공장은 폐교한 초등학교를 개조해서 만든 곳인데 일하는 종업원 대부분이 북한 여성입니다.

타임스 기자가 이 공장을 찾아 갔을 때 젊은 북한 여성들이 뿌연 창문 안에서 덜그럭 거리며 재봉틀을 돌리고 있었는데 평양에서 왔다는 한 노동자는 기자에게 여기서 일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고 대화할 상대도 없는데다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외롭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여성들은 한 달에 얼마나 받고 있습니까?

체코 노동부의 자료인데 이들이 한 달 동안 재봉틀을 돌리고 피혁 공장에서 받는 평균 임금은 미화 260 달러로 체코의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받는 월급은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북한 당국이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되고 영화 관람료 등 각종 명목으로 떼고 나면 손에 들어오는 돈은 겨우 20-30달러입니다.

그러면 이 돈으로 한 달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군요?

그런 셈이죠. 이들은 영화 관람이라는 것이 북한의 선전영화인데 이 영화를 볼 때도 돈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푼이라도 가족들에게 가져가기 위해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식료품 구입으로 먹는 데는 10달러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돈을 아끼기 위해 가장 싼 마카로니로 끼니를 때우기가 일쑤입니다. 이렇게 살면서도 북한에서는 1달러도 모으기 힘든 여성들이 그나마 다만 얼마라도 돈을 쥘 수 있는 해외로 나가기위해 기를 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 여성들의 일반적인 생활은 어떤지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 세상의 보통 여성들이 사는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데 돈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이들의 기숙사 방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 사진이 물론 걸려 있고 유일한 오락은 북한에서 보내온 선전 영화나 신문은 보는 것과 가끔 기숙사 뜰에 나가 거니는 것에 불과해 감옥생활과 마찬가지입니다.

또 기숙사 안에서도 북에서 파견한 관리들의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고 공장 밖으로 나갈 때는 체코 북한대사관 에서 나온 감시자의 안내를 받아 그것도 단체 행동을 해야 하는 등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타임스는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싣고 있는 데요 어떤 내용인지요?

프라하주재 외교관으로 있다 지난 2002년 남한으로 간 김태산 씨의 증언인데요. 김씨는 1998년에 이곳의 공장 설립을 도왔고 근로자들의 임금을 모아 북한으로 보내는 일을 맡았었다고 합니다.

그는 한마디로 이곳은 ‘21세기 노예 수용소’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공장에 파견된 북한의 공장관리들이 여성 노동자들에게 돈을 쓰라고 권하지만 그들은 필사적으로 먹지 않고 돈을 절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 푼이라도 모아 가족들에게 가져가려고 거의 굶주리고 있다며 당시 공장현장을 함께 방문했던 김 씨 부인은 여성들이 먹지 못해 생기는 생리불순, 변비, 유방 위축 등을 보고 안타까워했다고 전했습니다.

체코에서 이들 노동자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요?

체코 베른 지역의 쯔넥 벨로락베크 노동국장은 북한 노동자들이 양질의 노동자라며 대부분 20대 중반의 북한 여성들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일만하고 있어 그런 사람들이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체코 북한대사관은 이들 노동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며 북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실태 공개를 거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원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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