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국인 방문자에 대한 감시 대폭 강화

김준호 xallsl@rfa.org
2019.10.14
chinese_visitor_phone_b 한 중국인 방문객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손전화를 렌트하기 위해 고려링크 부스에서 직원에게 문의를 하고 있다.
/AP Photo

앵커: 북한당국이 지난 달부터 외국인 방문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크게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방문에서 돌아온 일부 중국인 사업가들은 북한방문 자체를 후회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주 투자 상담을 위해 신의주를 방문했던 중국 선양의 한 기업인은 “외국인 방문자에 대한 북조선 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한층 더 강화되었다”면서 “관광수입을 위해 중국 관광객을 한 사람이라도 더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북조선 체재 기간 내내 밀착 감시를 당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외국인 방문자의 감시요원으로 안내원이라고 불리는 한 사람이 따라붙었는데 요즘엔 ‘통역 안내원’이라는 사람이 한 명 더 추가되어 두 사람으로부터 감시와 통제를 받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조선말 소통에 전혀 불편이 없는 조선족이나 북한 출신 화교들에게 까지 통역 안내원을 붙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며 “통역 안내원과 안전 요원 중 한 사람은 보위성 소속이고 또 한 사람은 소속기관이 다른 것으로 비추어 볼 때 두 사람 사이도 서로 교차 감시하는 관계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입국비자를 받았다고 해서 임의의 날짜에 마음대로 입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비자를 받고 난 다음 북조선 공관이나 북조선측 대방이 지정한 날짜에만 입국이 가능하며 이를 어기고 임의의 날짜에 북조선에 들어갔다가는 입국심사에서 퇴짜를 맞고 되돌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정된 날짜에 입국을 시도해도 북조선의 초청측 기관에서 영접을 나와 있어야만 입국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며 “북조선측 영접 인사가 통검장(입국심사장)에 늦게 나타나면 그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여름 사업차 평양에 다녀왔다는 단둥의 한 기업인은 “중국인 방문자가 북조선에서 묵는 숙소도 방문자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으며 식사를 하는 식당도 북조선 안내원들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단 숙소(호텔)에 들어서면 다음날 아침에 안내 요원이 찾아올 때까지 호텔 정문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면서 “안내원과 통역원(안전요원) 없이는   북조선측 사업 대방과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투자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북조선을 방문했는데 북조선 대방과 하고싶은 얘기를 전혀 할 수 없는 분위기여서 의미있는 대화를 하지 못했다”면서 “이럴 거면   뭘 하러 북조선을 방문 했나 하는 후회만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안내원이나 통역원 등 감시요원들은 내가 북조선에 투자를 하던 말던 그런 일에는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오로지 내가 그들의 감시망을 벗어나지 않도록 통제하는데 만 열중했다”면서 “그런 와중에도 나에게서 담배 한 갑이라도 더 뜯어내기 위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은근히 압박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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