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계 초등학교 입학생 줄어들어, “실정에 맞는 교육으로의 변화 필요”

200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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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 즉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 산하 학교의 입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P 통신은 28일 도쿄발 기사에서, 지난 70년대 4만 명에 달했던 조총련계 초급학교 학생수가 1만 2천 명 정도로 감소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북한에 대한 충성도도 시들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북한 당국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조총련계 학교는 약 120개입니다. 이들 학교들은 지난 몇 십년간 학생들에게 북한의 찬양, 일본 제국주의의 흉악성, 김일성의 혁명적 업적 등을 주입시켜 왔습니다.

수업은 모두 조선어, 즉 한국어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한국 전통 복장을 하고, 선생님들은 매년 평양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또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는 배를 타고 북한으로 여행가는 것이었습니다.

AP 통신은 북한 당국은 조총련을 이용해 일본에 있는 한국계 사업가들로부터 1년 에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자금을 거둬들이는 ‘충성 기지’(loyal base)를 만들기 위해 이들 학교들을 이용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이들 학교들의 중요성은 너무나 커서, 북한 당국은 지난 1957년부터 학교 운영을 지속시키기 위해 3억 8천 만 달러라는 자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4만 여명에 달했던 입학생들은 1만 2천 명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학부모들도 각성하기 시작하는 등 조총련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제 2 조선 초급학교의 송현진 교장은 종전처럼 북한에만 충실한 교육을 하다보면 학부모들이 더 이상 자녀들을 조총련계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더구나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은 대부분 3,4 대로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도 못하며, 많은 숫자가 일본 시민권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제 2 조선 초급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아버지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우리도 눈과 귀가 있습니다, 진실이 뭔지 판단할 능력이 있다는 말입니다, 조국을 사랑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조국애를 가르치는 더 나은 방법이 있습니다’라면서 북한 일변도 교육을 비판했습니다.

AP 통신은 실제로 지난 90년대 초반 북한 경제가 곤경에 처하고, 기근으로 2백 만 명이 아사한 이후로, 이들 재일본 한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히 시들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총련 교육부장인 강창훈씨는 충성도가 떨어진 이유를 우선은 북한으로부터의 보조금이 크게 삭감돼 수업료가 오른 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 많은 대학이나 회사들이 조총련 학교의 졸업장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무튼 충성도 하락에 긴장한 조총련계 학교들은 김 부자에 대한 숭배를 점진적으로 없애는 대신, 일본사회 주류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몇몇 학교들은 김정일의 초상화를 아예 떼어버렸으며, 교복으로 사용되던 한국 전통 복장을 스포츠용 상의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교육 변화 요구가 쉽게 관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조선초중급학교를 운영하는 조선학원 이사장으로 있다가 지난 5월 갑자기 해임된 이강렬 씨는 최근 일본의 시사주간지 ‘아에라’와의 인터뷰에서 조총련계 학교 교육 변화를 요구하는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 일변도 교육을 해서는 학생이 갈수록 줄어든다, 남북 모두 조국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재일한국인과 한국에서 새로 건너온 사람은 물론 귀화한 조선인의 자녀들도 배울 수 있는 교육으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조총련에 건의했지만 조총련은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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