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보안원들 뺑때 바지 단속에 진땀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3.01.04

앵커: 평양에서는 최근 당국에서 착용을 금지하고 있는 뺑때 바지(스키니 진)를 입은 여성들을 보안원들이 집중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단속에도 불구하고 뺑때 바지 차림의 여성들이 줄지 않고 있어 보안원들이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남한과 중국 여성들 가운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속칭 뺑때 바지(스키니 진)가 북한의 여성들속에서도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뺑때 바지는 몸에 완전히 달라붙는 바지인 스키니 진의 북한식 표현으로 당국은 이 바지가 사회주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자본주의 날라리 문화라고 규정하고 단속에 나섰습니다. 보안당국은 물론 규찰대까지 조직해 단속하고 있지만 단속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평양의 한 주민은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하면서 “보안원과 규찰대 요원들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뺑때 바지 차림의 여성들의 수가 줄어들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뺑때 바지를 입고 다니다 단속에 걸리면 소속 단위에 통보되어 비판대에 올라가 망신을 당하거나 심하면 단위 부업지에 보내져 며칠씩 노역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소용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평양 주민은 “뺑때 바지가 평양에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남조선의 ‘소녀시대’라는 가수들이 뺑때 바지를 입고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평양 젊은이들에게 전해지면서부터”라고 설명하고 “평양 장마당에 뺑때 바지를 파는 상인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여성들이 갈색으로 머리를 염색하면 전에는 단속하더니 최근엔 아예 염색머리는 단속도 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머리카락이 목덜미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는 단속하고 있어 당국의 단속 기준이 오락가락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여성들의 유행 따라 하기는 수도 평양에서 먼저 시작되며 시차를 두고 지방 대도시들에도 퍼져 나가고 있다는 얘깁니다. 북한 여성들에게 새로운 유행을 선보이는 것은 남한의 연예인들로 이들의 의상이나 머리 모양이 짧은 기간에 북한의 젊은이들에게 전파된다고 북한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이 모 씨는 “북한에서 남한의 최신유행을 따라 하는 계층은 간부층 자녀들이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의 여성들이 먼저 시작하기 마련”이라면서 “이런 계층들은 강력하게 단속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보안 당국에서도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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