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원자격도 뇌물로 거래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4.02.11

앵커: 제대를 앞둔 북한군 병사들이 노동당 당원이 되기 위해 고향의 부모들에 돈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원자격마저 뇌물로 사고 판다는 이야깁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10년 넘게 군복무를 하고 제대를 앞둔 북한 병사들은 노동당 당원이 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합니다. 당원이 되어 사회에 진출하면 여러 가지 특혜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북도 주민 소식통은 “군에 간 자식이 제대를 앞두고 고향의 부모들에게 돈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해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당원이 되려면 사업(로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입당에 필요한 뇌물이 딱히 얼마라고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 300달러 이상 든다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300달러는 중국에서 일반 노동자들의 한 달 노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북한 서민들에게는 큰돈이어서 차라리 당원 되는 것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제대를 앞둔 병사들이 뇌물을 고이면서까지 당원이 되려고 하는 이유는 10년간의 장기복무에 대한 보상심리와 함께 제대군인들에게 당원이 될 수 있는 문호가 가장 넓기 때문이라는 얘깁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영 당원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제대를 앞둔 병사들은 입당을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는 설명입니다.

요즘 북한사회에서 당원은 길거리 돌멩이만큼이나 흔한 존재라고는 하지만 당원이 되지 않고서는 관료로서 출세할 수 없기 때문에 당원이 되기 위한 주민들의 열망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 속에서는 “당원이 되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이를 통치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당과 지도층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입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희천 발전소공사나 평양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공사에 투입할 돌격대원 모집을 하면서도 당원이 되게 해준다는 조건을 내세웠다”면서 “국경 연선의 경비병들에게도 탈북자와 밀수꾼 단속을 강조하면서 공을 세우면 입당시켜 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민소식통들은 북한이 통치주체로 앞세우는 노동당 당원증마저 뇌물을 챙기는 수단으로 전락시킴으로써 스스로 ‘뇌물 공화국’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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