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출신 탈북자들, 한만택 씨 북송 조치에 반발

200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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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체포된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한만택 씨가 결국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중국정부가 최근 남한정부에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의 야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들은 남한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화를 불렀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71살인 국군포로 한만택 씨가 두만강을 건너 탈북한 것은 지난해 12월 27일, 한 씨는 남한으로 입국하기 위해 중국 연변 고려호텔에서 남쪽 가족을 기다리다가 다음날인 28일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한 씨 가족들은 29일 남한 정부에 이런 사실을 알렸고 남한 외교부는 30일 중국 정부에 한 씨의 송환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한 달 동안 남한 정부의 요청에 대해 증거 수집이 어렵다는 이유로 한 씨 강제 북송 여부에 대한 답변을 미루다가 이달 26일, 한 씨는 이미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남한 정부에 통보했습니다. 지난달 남한 정부로부터 한 씨의 송환 협조 요청을 받기 전에 취해진 조치라서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야당 한나라당의 김덕룡 원내대표는 28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중국이 외교관례를 깨고 국군포로를 강제 북송한 것은 한국을 무시한 행태로 좌시할 수 없다며 중국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박세일 정책위의장도 중국 정부가 인권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을 규탄해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정부가 북한과 중국에서 일어나는 인권유린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면서 장관과 담당자들의 문책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국군포로 출신으로는 최초로 지난 94년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입국한 조창호 소위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반세기가 넘게 억류 생활을 한 국군포로 노인의 귀국 염원도 들어주지 못하는 남한 정부는 국민 보호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말도 안 돼는 소린데 우리 한국 정부가 이 사실을 알고서도 외교적 채널을 통해서 그 사람을 데려오지 못한 게 정말 분통스럽고 안타깝습니다. 하루 이틀 전에 알려진 일도 아니고 한 달 전에 잡힌 사람인데 한국 정부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어요. 그 사람 거기가면 처벌받습니다. 그 사람 이제 일흔인데 이제 가면 죽은 거나 같은 말입니다.“

조창호 소위는 남한정부의 소극적인 대처가 이번 화를 불렀다면서, 남한정부는 앞으로 북한에 아직 살아있는 국군포로들의 송환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국군포로 아버지와 함께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 박 씨는 국군포로와 그 가족들은 평생을 북한에서 감시와 통제 속에 산다고 지적하고, 북송된 한만택 씨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마저 정치범 수용소에서 보내게 됐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전엔 그런 일이 없었는데요, 왜 이번일이 어디서 잘못됐는지. 오셔야 되는데 이제 붙잡혀 가면 이제는 죽었어요. 이제부터 정치범으로 해서 인간 취급도 못 받거든요.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여기 오면 맘껏 살다 가시겠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한편, 납북자 가족 모임의 최성용 회장은 그동안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에 대해서는 관용적인 태도를 보였던 중국정부가 처음으로 강제 북송 조치를 내렸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군포로들의 탈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중국이란 나라가 도대체 뭐하는 나라인지. 우리 정부가 요청을 했는데 요청하기 전에 이미 보냈다는 얘기거든요.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고 어떻게 이틀 만에 보낼 수가 있어요. 중국이 탈북자들을 강력하게 대처하는 이유를 모르겠고 특히나 국군포로는 그렇게 보내면 안 되죠.”

최 회장은 31일 한만택 씨의 남쪽 가족들과 청와대를 방문해 남한 정부의 책임을 추궁하는 차원에서 한 씨에게 추서된 화랑무공훈장을 반납할 계획입니다.

이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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