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처드 “미, 북핵 해결시한 설정 가능성”


2004.12.29

북한이 당분간은 북한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남한 통일부가 29일 보고서에서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전문가들은 핵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일정한 시한을 정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6자회담은 지난 6월 제3차 회담 당시만 해도 어느 정도 정착 단계에 접어드는 듯 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처음으로 북핵 문제의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측의 제안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회담마저 거부하면서 회담이 6개월이 넘도록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회담이 이른 시일에 재개되지 못할 경우, 핵 문제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이 태도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 통일부는 이날 발표한 북한정세 보고서에서 북한이 보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유리한 조건과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6자회담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실제로 지난 21일 북한을 방문한 나차긴 바가반디 몽골 대통령에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환경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 논의가 이처럼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 내 한반도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에 일정한 시한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잭 프리처드(Charles L. Pritchard) 전 미 국무부 대북교섭담당대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회견에서 2기 부시 행정부는 당장은 6자회담을 통한 핵 문제 해결방식을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핵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6자회담 진전에 일정한 시한을 설정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You very well could see the administration trying to establish a time line or a suspense date to some level of progress in the six-party talks."

현재 진행 중인 2기 부시 행정부 외교안보팀의 인선작업을 놓고 볼 때 앞으로 미국이 대북접근방식에서 많은 융통성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프리처드 전 대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면 부시 행정부의 인내심이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프리처드 전 대사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지금보다 더 강경해질지 아니면, 역으로 더 온건해질지를 점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2기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인선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남한과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교체되는 등 외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6자회담 재개전망과 관련해 프리처드 전 대사는 북한은 최소한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관망하는 자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따라서 회담재개 시점은 빨라야 내년 2월 초나 늦으면 3월 초로 미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 think it will be, at the earliest, the first half of February or it could be the first half of March before they get back."

한편 남한은 지난 28일 송민순 외교통상부 기획관리실장을 6자회담 남한 수석대표에 임명했으며 일본도 내년 1월부터 사사에 겐이치로 경제국장이 6자회담 일본 수석대표로 활동합니다.

이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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