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RFA 10대 뉴스] ⑥ 표류 중 한국 공무원 피살, 진상규명도 ‘표류’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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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RFA 10대 뉴스] ⑥ 표류 중 한국 공무원 피살, 진상규명도 ‘표류’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최근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의 선미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0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입니다. 오늘은 ‘10대 뉴스’ 그 여섯번째 시간으로 표류 중 한국 공무원 피살, 진상규명도 ‘표류’편을 보내 드립니다. 양희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먼저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 보시겠습니다.

<헤드라인 컷>

앵커: 지난 9월 22일 당직 근무 중 실종되었던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사건이 발생했죠?

기자: 사건의 개요를 간략히 정리하자면, 21일 낮 1시경 서해 소연평도에서 실종되었던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이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올라탄 채 표류하다 22일 오후 3시30분 경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에 의해 최초 발견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이날 밤 10시 경, 북한 당국의 총격에 의해 숨진 이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40여분 간 불태워지는 모습을 한국군이 확인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그런데 한국 국방부가 이 사건에 대해 처음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24일 아닙니까?

기자: 국방부는 당시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는데요.

한국 국방부: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

앵커: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이 넘은 26일 현재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의혹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한국 국방부와 청와대가 피격된 공무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했고, 지도선에서 이탈할 때 본인의 슬리퍼를 배에 두었으며, 표류 당시 부유물을 이용했고,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되었다며 자진 월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지난 9월 24일 주장했습니다.

앵커: 한국 군 당국이 피살 공무원이 북한 군에 자진 월북 의사를 표명한 것을 감청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 해역에 표류된 상태에서 북한 군의 조사를 받게 된 피해자가 살아 남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인천해양경찰서는 같은 날 오후, 피살 공무원이 월북 징후를 전혀 남기지 않았다면서도 국방부 입장문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인천해양경찰서 발표: 해양경찰에서는 실종 당시 실종자의 신발이 선상에 남겨진 점, 당시 조류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국방부 첩보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상세하게 조사를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간주)

앵커: 비무장 상태로 표류하던 한국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이라 한국은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도 충격을 금치 못한다는 반응이었죠?

기자: 한국과 미국, 유엔 등 각계각층에서 이 사건의 진상 조사를 촉구하며, 표류된 한국 민간인을 살해한 후 시신을 불태운 북한군의 행위는 명백한 국제 인권법 위반이라며 국제형사재판소 등을 통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사건 발표 당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화상회의에서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 사건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테리 연구원: 시기상 좋지 않습니다. 문 대통령은 바로 전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과 북한과의 코로나19 공동협력 등에 대해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무엇이든 해보려고 하지만 현재 어떠한 진전도 없는 상황이죠.

앵커: 사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하는 등 남북한 간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한 것을 지적한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러나, 같은 토론회에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는 코로나19 전파에 따른 극도의 불안감으로 인한 우발적 사건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관여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연평도 실종자 피격사건 자체조사 결과를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북한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였는데요.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25일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에서 한국 측에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는데요. 다만, 통지문에서 “장기 표류로 기진맥진한 한국 공무원을 80미터 떨어져 검문한 후, 답변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살했다”며 피격 공무원의 월북의도를 부인했습니다.

앵커: 남북한 모두 시신을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한국 정부의 공동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어, 양측 간 엇갈린 입장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월북 시도 정황 이외에도 한국 군 주장처럼 북한 해군사령부 계통 상부 지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 군이 현장에서 해상경계 근무 규정에 따라 사격한 것인지 여부, 22일 밤 실종자를 사살한 후 시신에 기름을 부어 40여 분 간 불태웠다는 한국 군의 주장이 맞는지, 피해 공무원이 타고 있던 부유물만 태웠다는 북한 통지문 주장이 사실인지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 측에서는 국방부 첩보,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통해 피살 공무원이 월북한 것으로 결론을 내려, 유족들과 인권단체 등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죠? 일각에서는 한국군과 청와대의 방치 속에 한국민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상황의 책임을 한국이 조금이나마 모면하기 위해 월북 정황으로 몰아갔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기자: 피해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는 동생이 월북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를 제시하며, 국방부와 청와대 등에 관련 첩보 내용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국가안보 차원에서 일부 정보만 제공할 수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그가 지난 10월 6일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한 이유입니다.

이래진 씨: 북한의 잔혹한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유엔에 요청서를 보내게 되면 진상규명을 통한 국제사회 공조와 함께 동생의 안타까운 희생이 새로운 평화의 길로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요청서를 제출하러 왔습니다.

그는 또 당시 국방부 앞에서 국방부 감청기록 등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피해자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필 호소문도 공개했습니다.

앵커: 피해자 형은 월북 낙인에 피해자의 고등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까지 심적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학교도 못 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정도 밝혔지요?

기자: 월북 논쟁보다는 표류된 민간인을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해 인도적 차원에서 보호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군이 특수 정보로 입수한 실종 공무원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신호를 어떤 식으로든 북한 측에 좀 더 일찍 전달했다면 북한이 그처럼 쉽게 한국민을 사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2020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공식 석상에서 이 사안을 언급했죠?

기자: 퀸타나 보고관은 10월 23일 유엔 제3위원회 북한인권에 관한 온라인 상호대화에 참석했는데요. 그는 북한이 지나친 코로나19 차단 정책으로 민간인을 자의적 사살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 북한 정부가 (외부인의) 자국 입국을 막기 위해 실탄을 사용하는 코로나19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일주일 후인 10월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민 사살은 ‘주민을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이라며 한국 정부에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앵커: 한국 야당이나 유엔과 국제인권단체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반 인륜적 만행을 비난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이네요.

기자: 이런 가운데 한국은 지난달 18일 제3위원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지난달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정부는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요구하는 대신 이 문제를 덮으려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반면 퀸타나 보고관은 지난달 중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한국과 북한 대표부 양측에 정확한 정보를 공식 요청하는 혐의서한을 발송했다고요?

기자: 네,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과 초법적 약식 자의적 처형 특별보고관 등 세 명의 유엔 특별보고관이 공동 서명했는데요. 퀸타나 보고관은 유엔이 이 사건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는 지를 보여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앵커:퀸타나 보고관은 처음 피해자의 소재가 파악된 9월 22일 3시 반경부터 그날 밤 10시 경 그가 사살되기까지 6시간 여 동안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관해서도 질문을 했죠?

기자: 맞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자신이 여러 당사자들로부터 받은 사건 정보들을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한국 정부가 제공한 정보는 충분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이처럼 심각한 사건에 대해 유가족에게 완전한 정보 공개를 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따라서, 남북한의 반응과 퀸타나 보고관 등 국제사회가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추궁, 재발 방지 등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지 주목됩니다.

앵커: 양희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2020 10대 뉴스 제6편, 표류 중 한국 공무원 피살, 진상규명도 ‘표류’편을 전해 드렸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제7편 ‘태영호∙지성호 국회 입성…사상 첫 탈북민 의원 시대 개막’을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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