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10대 뉴스] ⑥김정일 건강 이상설-후계구도· 체제문제 맞물려 세계적 관심사로

다사다난했던 2008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2008년 한해를 돌아보는 ‘RFA 10대 뉴스’를 기획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08-12-23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오늘은 여섯 번째 순서로 최근에도 계속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중심으로 그에 따른 북한의 급변사태, 또 후계구도 문제 등에 관해 살펴봅니다.

양성원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MC: 양성원 기자, 올해 하반기 북한과 관련한 뉴스의 중심은 역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관련된 소식이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북한 핵문제 이상으로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김 위원장의 이른바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우선 김 위원장이 어떤 병에 걸렸고 또 현재 상황은 어떤지에 관심이 집중됐고요.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한다거나 할 때 주변국들의 준비는 제대로 되어있나 또 김 위원장의 뒤를 이어 북한에서 과연 누가 권력을 잡을까 하는 의문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MC:
그렇다면 우선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처음 불거진 당시 상황부터 한 번 짚어보죠.

기자: 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중순부터 공개 활동을 중단하고 은둔 상태에 들어갔었는데요. 그 후 김 위원장이 과거 참석해왔던 9월9일 북한의 정권 수립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본격적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남한의 국가정보원 측은 비공개 보고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 또는 뇌일혈로 보이는 순환기 계통의 질환으로 지난 8월 14일 이후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잠시 지난 9월 10일 남한 국회에서 있었던 한나라당 이철우 정보위원회 간사와 기자들이 나눈 문답 내용을 들어보시죠.

기자들/이철우: 뇌일혈 또는 뇌졸중이라고 말씀하셔서... /보고가 있었는데 국정원에서 순환기 계통으로 해주는 것이 다 포함되기 때문에 좋겠다... /수술은 했다고 들었습니까? /네, 수술은 한 것으로... /언제 했습니까? /8월 14일 이후로...

당시 국가정보원 측은 김정일 위원장이 언어 장애가 없고 국가를 통치하는 행위도 가능한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계속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커져만 갔고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김 위원장의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있다는 소문은 더욱 신빙성을 얻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MC: 북한 측은 계속 김 위원장의 건재를 증명하기 위해 김 위원장의 사진을 내놓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차단하기 위해 처음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북한 외교관 등을 내세워 이를 극구 부인했습니다. 그러다가 김 위원장의 은둔이 시작된 지 50여일 만인 지난 10월 초부터는 김 위원장의 동정과 관련한 보도와 사진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남한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 언론은 10월 11일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의 사진 135장을 공개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김 위원장의 동정이 북한 언론에 의해 6일 동안이나 연속적으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MC: 북한 당국은 왜 이렇게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애쓰는 것입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 둘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선 김정일 지도체제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미국 해군분석센타(CNA)의 켄 고스 대외지도자연구국장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Gause: 북한 엘리트 계층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뇌졸중에 대한 많은 정보가 나돌고 있다고 봅니다. 엘리트 계층은 북한의 후계 구도가 어떻게 정립될지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진 공개는 대외용이라기보다는 북한 내부를 겨냥한 성격이 강하다고 봅니다.

한편, 영국의 민간 연구기관 채덤하우스의 북한 전문가인 존 스웬슨-라이트(John Swenson-Wright) 박사는 북한 당국은 김정일 체제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북한 외부에 강조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그 배경을 분석했는데요. 북한 당국은 북한 지도체제가 견고하며 김정일 위원장이 여전히 정책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을 비롯한 외부에 알리길 원했다는 설명입니다.

MC: 이렇게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사진을 내놓고 또 김 위원장의 동정과 관련한 보도를 내놓고 있는데도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현재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어떻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기자: 북한의 폐쇄성 때문에 정확한 상황 파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국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의 특이한 동향이 없다는 점, 또 가장 먼저 북한 내부 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중국 측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점, 그리고 최근 북한이 내놓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과 현장을 지도했다는 보도들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내세워 김 위원장이 현재 북한을 통치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이 지난 10월 초 내놓은 김 위원장 사진의 배경이 가을이 아니라 녹음이 우거진 여름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오히려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치료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뇌신경 전문 의사는 프랑스 언론에 김 위원장이 뇌졸중 증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뇌수술은 받지 않았고 요즘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최근에는 이 프랑스 의사가 한 말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잠시 남한의 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역임하고 지금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선원 박사의 견해를 한 번 들어보시죠.

양성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로 추측하십니까?

박선원: 분명한 것은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좋지 않냐는 것인데 이 겨울에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하는 모습을 연일 비춰준다는 것은 최소한 김정일 위원장이 통치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도전 세력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판하지 말아달라는 신호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이 집무는 하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다만 옛날처럼 새벽 4시까지 집무를 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양성원: 그러면 북한 당국이 내보이고 있는 김 위원장 사진을 진짜로 본다는 것입니까?

박선원: 네, 진짜로 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가짜일 경우 자신들이 져야 하는 뒷감당,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북한이 한 번 정도는 가을에 낙엽이 져야 하는데 녹색이 보이는 사진을 내놓았을 수 있지만 벌써 여러 번 사진을 내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 사진들을 가짜로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티모시 키팅 사령관도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지만 김 위원장이 살아있고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MC: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이나 미국 등 북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나라들에서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이 70세가 가까운 고령인 데다 그동안 여러 차례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인한 북한 정권의 붕괴 혹은 북한 내 권력 이양과 관련된 혼란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선 미국과 남한의 군당국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구체화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지난 10월 알려졌고요.

미국과 일본도 한반도 주변에서 긴급 사태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대처 방안을 규정한 이른바 ‘공동작전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달 알려졌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도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준비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 Peace Institute)의 존 박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Park: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구체화하는 것은 부정적인 일이 아닙니다. 이는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할 자신감을 주는 일종의 보험과 같은 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국들과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이러한 논의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작전계획 5029와 관련한 논의 대상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국한한다는 점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존 박 박사의 지적과 같이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 측과 관련 논의를 할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 아시아국장을 역임했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미국과 남한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 시나리오에 대처하는 계획에 대해 중국하고도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논의 목적은 북한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징후가 나타날 때 남한과 미국, 중국 이렇게 세 나라가 초기에 취할 대응 조치와 그 우선순위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C: 이렇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로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 말고도 과연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는 어떻게 될 것이며 또 현재 북한의 통치 구도는 어떤 모습일 지에 대한 관심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속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북한의 차기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는데요. 영국 리즈대학의 에이단 포스터-카터 연구원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Foster-Carter: 장성택 부장이 현재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저에게 확실한 관련 정보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일부 남한 언론에서도 김 위원장이 뇌졸중 증상으로 쓰러진 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김 위원장을 대신하는 1인 대행 통치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재 김 위원장의 건강이 많이 회복된 상황인데도 장성택 부장이 북한 국정 전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MC: 북한의 차기 권력이 집단지도체제 형태로 재편될 것이란 주장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뤼디거 프랑크 교수는 앞으로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 같이 한 사람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일인지도체제가 등장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프랑크 교수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Frank: 북한 권력의 전면에 어떤 인물이 등장할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김정일 사후 북한에 집단지도체제(collective leadership)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이때 북한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이 집단이 과연 어떤 인물들로 구성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거 10년 북한의 선군정치를 관찰한 이들은 김정일 사후 군부가 권력의 중심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지만 저는 북한 역사 60년을 통틀어 봤을 때 역시 노동당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후 그의 아들을 비롯한 친족 중 한 사람이 명목상 권력 전면에 나설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요체는 군부보다는 노동당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것이 프랑크 교수의 설명입니다.

MC: 양성원 기자 수고했습니다.

RFA 10대 뉴스, 오늘은 여섯 번째 시간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북한 급변사태, 또 후계구도 문제 등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내일 일곱 번째 시간에는 미국의 북한인권법 재승인법 제정을 비롯한 북한 인권문제를 중심으로 올 한해를 정리해 봅니다.
하고 싶은 말 (0)
Share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