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도적 지원 북한에 큰 변화 야기’ - WFP 레이건 대표
2005.08.15
북한에 거주하는 유일한 미국인인 리처드 레이건 세계식량계획 평양 사무소 대표는 지난 12일 민간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북한 내 식량배급에 대한 감시체계가 대폭 개선되었다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이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먼저 레이건 대표가 밝힌 북한 사람들의 변화상부터 소개해주시죠.
우선 외국 사람들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 반응인데요. 요즘 레이건 대표가 평양 시내에서 차를 타고 가다가 지나가는 차에 손을 흔들면 북한 사람들 4명 중 3명은 손을 흔들며 답례를 한다는 것입니다.
약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요. 또 5년 전만해도 상행위 즉 장사하는 것은 범죄행위에 속했었지만 지금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모습을 북한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레이건 씨의 말입니다.
Richard Ragan: The markets. Where are they? They are everywhere. Every city there are markets.
특히 특별한 직업이 없는 전업 주부들이 많이 장사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 이후 북한 내 식량배급 관련 감시활동도 그 허용범위가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는데요.
네, 우선 지난해 발효한 북한인권법에는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은 그 배급 관련 감시활동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와 연계한다고 나와 있는데요.
이 때문에 레이건 대표는 세계식량계획은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된 식량의 북한 내 배급에 있어 그 감시체계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 200여개 군 중에서 160개 군에 감시활동을 위한 접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매달 접근 가능지역을 500회 이상 무작위 방문해서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40명 이상의 외국인 직원과 현지 북한 직원 70명을 합쳐 모두 100명 이상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Richard Ragan: 500 visits a month all over the country. We have over 40 international officers working for the WFP and also have 70 N. Koreans.
현재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전역에 6개 사무소를 두고 있고 19개 식품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북한 사람들이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부드러워졌다거나 장사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 또 세계식량계획의 활동이 많이 자유롭게 된 것, 이런 변화들은 어떤 이유로 생기게 된 것인지가 궁금한데요.
레이건 대표는 지난 95년 세계식량계획이 처음 북한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북한이 매우 폐쇄적 나라였지만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이유로 꼽은 것이 식량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을 통한 북한 사람들과의 접촉 증가였는데요. 그는 humanitarian engagement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인도적 지원을 통한 개입 혹은 북한을 포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과거 9년 동안 이러한 개입과 포용을 통해 북한을 많이 개방시켰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현재 김일성 대학 영어강좌에는 많은 북한 학생들의 수강신청이 몰리고 있으며 앞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북한 젊은이들도 많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레이건 대표는 북한의 인권 진전을 위한 흥미로운 견해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레이건 대표는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내 활동 기간 중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됐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밝히고, 보통 북한 주민들 대부분은 보편적 인권에 대한 기본 개념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군사 요새화된 나라이다보니 모든 사람들이 안보문제에 매달리고 또 대부분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에 충성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해봤자 어떤 성과를 내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선 북한 사회를 좀 더 외부에 개방시키고 그들이 원하는 안보(security) 문제를 논의하고,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것입니다.
Richard Ragan: Expose the people to the outside world, let them understand what these rights based issue all about and then you try to deal with those issues.
그리고 나서 북한 주민들에게 도대체 인간의 기본권리인 인권이 뭔지 알리고 그 다음에야 북한 인권증진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양성원기자
관련 정보
- 남한 대북지원쌀 가공 과정서 변질 발견
- 미 의회, “미 행정부는 북 난민 지원과 미국 내 수용에 적극 나서야”
- 민간대북지원, 개발협력으로 거듭나야
- 대북전력지원 초기비용 정부발표보다 두 배 들어
- 제1회 국제북한인권대회 개막 분위기
-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내년부터 북한 천연자원 공동 채굴하기로 합의
- 미주기아대책기구, 북한 어린이 돕는 결연사업 계획
- ECHO: “대북 인도적 지원은 유엔기구 통해 투명하게 전개돼”
- 남한, 북한에 비료 15만톤을 추가지원 결정
- 법륜스님, 미 정부 관계자들과 북핵, 인권, 식량문제 등 논의
- 북한자유연대, 북한인권법 실행위해 신속한 자금지원 촉구
- 지금의 대북 지원 방식, 북한 주민에게 실질 도움 주지 못해
- 남 민족화해센타, 북에 초 6만 자루 전달
- 한나라당의 북한인권법 < 황진하 의원>
- 인터액션 대표: “대북지원 개발협력 전환, 북.미관계 개선 후 가능”
-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결정, 세계식량계획의 새 분배 감시제도 중요
- 미국, 올 대북식량지원 계획 없어
- 독일 정부, 북한 식량지원으로 60만 달러 기부
- 대북지원 사업, 일방적 지원은 문제 있다 - 김석향 교수
- AI 아시아국장: "미국은 식량을 대북 압력수단으로 쓰지 말 것"
- WFP, 8월부터 380만 북한 주민에 식량 공급 중단 시사
- ‘미 행정부 탈북자 미국 정착 도울 진정한 의지 필요’ - 짐 리치 의원
- “중국 협조 없이는 일부 미 북한인권법 시행 어려워” - Refugees International
- 국제사회 지원 없으면 북한주민 300만 명 배급 중단위기
- 미 북한인권법 발효 6개월 점검 - 6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