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박 입북, 북 관계자들 '충격'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09.12.28
MC: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무단으로 월북한 재미교포 인권 운동가 로버트 박(28) 씨의 행동이 국경을 지키는 북한 군인들과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로버트 박 씨와 연대해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을 펼쳐온 한국의 인권 단체 관계자는 28일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통화에서 박 씨의 월북을 목격한 북한 군인들과 관계자들이 박 씨의 대범하고 당당한 행동과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국경 지역을 관할하는 군인들과 연결된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해 박 씨가 성경책을 들고 두만강을 넘으면서 체포되는 순간에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러 왔다고 외쳤으며 이를 지켜본 북측 군인들과 관계자들은 매우 놀란 반응을 보이며 서로 말을 주고 받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박 씨가 체포된 이후 어디로 이송됐으며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말하고, 다만 북측 관계자들도 박 씨와 같은 경우의 월북자는 처음이어서 당황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로버트 박씨와 함께 한국에서 북한의 인권 개선 활동을 펼쳐온 팍스 코리아나의 조성래 대표는 박씨가 25일 새벽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며 ‘하나님의 선물을 전하려 왔으며 하나님은 북한 주민들을 사랑합니다’ 라고 외치면서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조 대표는 28일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박 씨가 두만강을 건너는 모습을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이 동영상을 촬영한 탈북자가 거액의 사례금 요구를 철회하지 않아 아직 인도받지 못했다면서, 이 동영상에는 박 씨가 전세계에 반드시 공개해 달라고 요구한 북한에 대한 영문 기도 내용이 담겨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씨는 북한에 입국을 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기 직전인 지난 23일 서울에서 로이터 기자와 가진 회견에서 자신은 기독교인으로 북한 들어가는 것을 의무로 생각한다며 자신이 북한에 억류되더라도 미국 정부가 자신을 구해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길 원한다며 정치범 수용소가 폐쇄되기까지는 북한에서 나오기를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28일 박 씨가 북한 국경을 넘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가 없다며 현재 사태 파악을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평양에 주재한 스웨덴 대사관에도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또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는 로버트 박 씨의 가족과도 28일 긴밀한 연락을 취해 로버트 박 씨의 입국 경위와 배경을 조사했다고 박 씨의 아버지 박평길 씨가 이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28일 오후까지 박 씨의 입북 사실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