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 방북, 미북관계에 도움될까?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13.02.26

앵커: 미국의 유명한 전직 프로농구선수가 포함된 친교 농구단이 일주일 동안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관계 개선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직 유명 프로농구(NBA) 선수인 데니스 로드맨이 26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로드맨은 평양에서 기자들에게 일주일 동안의 북한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로드맨: 북한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길 기대합니다. 농구 교실에 참여할 북한 어린이들도 즐겁게 함께 어울리기를 기대합니다.

이날 로드맨과 함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방북단은 미국의 묘기 농구단인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단원 3명과 국제문화 관련 매체인 바이스사(Vice)의 텔레비전 촬영단 등 13명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드맨은 북한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농구 교실을 열고 북한의 농구선수들과 친선경기도 할 계획입니다.

탈북자로 영국 런던에서 ‘자유북한’신문을 발행하는 김주일 대표는 북한에서 농구가 축구 다음으로 인기 있는 구기 종목이어서 북한 주민이 농구 종주국에서 온 미국 선수들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김주일 대표: 85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체육 시간에 농구를 장려하라고 지시한 이후 농구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되고 직업 선수단도 생겼습니다. 평양시 체육선수단이나 기관차체육선수단, 제1국기업단 선수단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농구를 좋아했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로드맨의 등번호가 새겨진 옷을 즐겨 입었다고 알려져 로드맨이 북한에서 김 제1위원장을 만날지도 관심입니다.

로드맨의 방북 시기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미국과 북한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이뤄진 것 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농구계의 전설적인 튄공잡이(리바운더)로 이름을 날렸지만, 거침없는 행동으로 악동으로 불렸던 로드맨의 방북이 미국과 북한의 외교 관계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폴 챔벌린 연구원은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풀이되는 북한에서 농구를 통한 교류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챔벌린: 1971년대 미국과 중국의 탁구 외교가 국교 정상화까지 이어진 전례가 있지만 1970년대 중국과 2013년도의 북한은 다릅니다. 중국은 변화를 원했습니다. 중국은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중국은 서방 세계와 교류를 원했고 개방을 선택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원하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북한이 개혁을 원할까요? 북한이 개방을 원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답은 ‘아니다’ 입니다.

아시아 재단 한국사무소 피터 벡 대표도 미국과 북한의 스포츠 교류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지지한다면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뜻을 어기며 핵실험까지 강행한 상황이어서 미국 농구단의 방북이 미북관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로드맨 일행의 방북 평가를 하지 않겠다는 반응입니다.

국무부의 패트릭 밴트렐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농구단의 방북을 위한 북한 당국과의 사전 접촉이 전혀 없었다면서 로드맨 일행의 방북이 미북관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도 언급을 삼갔습니다(take no po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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