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사관 진입 탈북자들 남한 행 상당한 시일 걸릴 듯


2004.09.30

중국정부가 29일 주중 캐나다대사관에 진입한 44명의 탈북자들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면서 캐나다 대사관측에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나서 이들의 남한행이 이루어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에 앞서 27일에는 상하이 미국인학교에 9명의 탈북자가 진입했지만 학교 측의 신고로 모두 중국공안당국에 넘겨졌습니다. 관련내용을 서울의 이장균 기자를 연결해 알아봅니다.

탈북자 44명 모두 한국 행 원해

문: 27일 중국주재 캐나다대사관에 진입한 44명은 모두 탈북자로 파악이 됐다고 전해지고 있고 모두 남한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답 : 네 그렇습니다. 현재 캐나다 대사관측이 주중한국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이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들 모두는 현재 탈북자로 파악이 됐고 모두가 남한 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조사가 모두 끝나면 지금까지의 관례대로 중국정부의 동의를 받아 제3국으로 추방하는 형식으로 한국행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중국이 이례적으로 비난과 함께 캐나다 대사관측에 이들의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나서서 주목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탈북자 북송을 규정한 북한과의 조약에 따라 탈북자들을 밀입국자로 규정해 북한으로 추방했었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탈북자들이 외국공관에 진입해 성공한 경우에는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남한에 가는 것을 암묵적으로 허용해 왔었습니다. 이에 따라 탈북자들의 외국공관 국제학교 등의 진입시도가 자주 발생하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캐나다대사관 진입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외교부의 차관보격인 선궈팡 부장조리는 30일 베이징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외국공관의 안전을 위해서 이런 관행이 묵과 돼서는 안 되고 이런 행동은 옳지 않다며 탈북자들을 비난하고 캐나다 대사관측에 이들의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또 국제법, 국내법, 인도주의적 관점에 따라 다루겠지만 앞으로 이런 사태를 좌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에 탈북자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 대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북한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다른 분석으로는 미 상원의 북한인권법 통과로 탈북 지원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대규모 기획탈북이 잇따를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인학교는 탈북자를 대사관으로 즉시 옮겨 보호 받게 돼

문: 탈북자들의 캐나다대사관 대거진입에 앞서 지난 27일에는 상하이 미국인학교에 탈북자 9명이 진입했다고 모두 공안당국에 연행된 사건이 있었다고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앞서 독일인학교와 일본인학교 진입탈북자들의 경우는 보호를 받고 남한으로 오거나 대기 중인 걸로 압니다만 미국인 학교의 경우는 전원 공안에 넘겨진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네, 독일인학교의 경우는 그 학교가 독일대사관의 외교관아파트와 같은 경내에 있기 때문에 이른바 치외법권 지역입니다. 그러나 29명의 탈북자가 진입한 일본인학교의 경우는 치외법권 지역이 아니었습니다만 일본 측이 외부의 여론을 의식해 즉각 대사관으로 탈북자들을 옮김에 따라 보호를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27일 상하이 미국인학교의 경우도 치외법권 지역이 아닌데다 학교 측이 탈북자의 입장보다는 학교 측이 정해놓은 비상사태처리규정에 충실히 따르는 입장을 취하는 과정에서 공안 측에 신고를 하면서 이들 전원이 연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자의 미국망명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북한인권법안의 상원통과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긴 하지만 독일학교, 일본학교의 경우와 비교돼 이번 미국인학교의 탈북자진입사건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 9명의 탈북자들은 중국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 측은 중국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 이번 탈북자들의 공관진입과 관련해 중국 측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남한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네 남한정부는 한국행을 요구하는 탈북자 44명 전원을 한국 에 데려온다는 방침을 세우고 중국 그리고 캐나다 정부 측과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앞서 전해드린대로 중국 측의 강경한 자세에 부딪쳐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한국과 캐나다의 완강한 요구를 중국이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7일을 전후해 44명의 한국행이 결정될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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