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6자회담 재개 낙관론 대두


2005.07.04

북한이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 복귀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남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북한이 이달 중에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북한의 회담복귀를 점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6자회담이 이달 중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정동영 남한 통일부 장관의 워싱턴 방문 이후 본격 대두되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미국을 방문하면서 딕 체니 미 부통령을 비롯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나 북한의 회담복귀문제를 포함해 북한 핵 문제 전반에 관해 협의했습니다.

정 장관은 4일 이달은 6자회담 재개에 주력할 것이라며 회담의 틀이 가동되고 열렸을 때 창조적 노력으로 핵 문제가 타결되는 길에 접어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4일 정 장관의 워싱턴 방문 이후 남한 정부 관리들이 이달 중 회담 재개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 숙 남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도 이날 남한의 연합통신과 회견에서 정 장관의 이번 방미결과를 비롯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이달 중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국장은 이 달 중이든지 조만간 날짜가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관측이 미국 내에서 지난 번 보다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4일 김 국장의 발언내용을 소개하면서 정 장관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이 북한을 존중한다면 7월 중이라도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회담 재개의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회담 재개를 둘러싼 낙관론이 정 장관의 워싱턴 방문 이후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정 장관과 미 행정부 관리들 간 면담에서 정확히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정 장관과 체니 부통령 간 면담에서 양측이 미국 측이 지난해 제3차 6자회담에서 내놓은 대북 제안들에 남한 측이 최근 북측에 제시한 이른바 ‘중대제안’을 결합해 대북협상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미국이 기존 대북 제안들에 남측의 새로운 대북 제안들을 포함시킨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이는 북한의 회담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더 이상의 새로운 대북 제안은 없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남측의 ‘중대제안’은 최근 정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에서 북측에 제시한 것으로 미국이 2차 대전 후 서유럽에 대규모 경제지원을 제공한 ‘마셜플랜’과 유사한 조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남한 언론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아직은 회담 재개를 점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회담복귀에 필요한 명분이 아직은 충족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최근 뉴욕에서 열린 학술회의에 참석했던 이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1일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에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측이 이 국장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북측이 이 같은 요구를 여러 차례 한 적이 있고 그 때 마다 미국은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해왔기 때문에 미국 측의 태도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북미 양측이 이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 전에는 회담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양측이 뉴욕 채널을 통해 회담 재개 전에 한, 두 차례 더 접촉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양측이 북한의 회담복귀문제에 대해 여전히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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