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 비료 지원없으면 내년 농사도 어려워”

북한은 한국의 비료 지원 없이는 항상 식량난에 허덕일 수 밖에 없으며, 한국과 대화를 재개해 적어도 내년 3-4월까지 비료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내년 농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박성우 xallsl@rfa.org
2008.08.22
북한의 올해 곡물 생산량은 예년보다 170만 톤 가량 늘어나 570만톤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됐지만, 오히려 200만 톤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최근 RF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올 가을 큰물 피해가 없다고 하더라도 북한은 많아야 350만톤 가량을 생산하게 될 거”라는 게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전망입니다.

북한의 올해 곡물 생산량이 얼마가 될지는 전문가들에 따라 서로 다른 계산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비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올초부터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함에 따라 예년에는 한국이 제공해 오던 30에서 35만톤 가량의 비료를 올해는 한국이 북한에 건네지 못했습니다. 북한 식량사정에 정통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삽니다.

권태진: 이런 비료 부족 때문에 금년 가을 작황은 아주 나쁠 걸로 봅니다. 아직까지 날씨가 어떨지 모르지만, 정말 기상 상태가 좋다고 하더라도, 평년에 비해서 40-50만톤 이상 감소가 예상됩니다.

권태진 박사는 북한은 90년대 후반부터 질소와 인산 같은 ‘유효성분’을 기준으로 최소 30만톤 가량의 비료를 갖고 농사를 짓고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이 매년 제공해 온 35만톤 가량의 비료는 유효성분 기준으로는 15만톤 가량으로 계산됩니다.

북한은 한국에서 받은 15만톤에 덧붙여, 5만톤 가량의 화학비료를 직접 생산하고 퇴비 등을 이용한 ‘작업 비료’를 10만톤 가량 생산해 한해 농사를 지어온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한국에서 비료를 받지 못했고, 이로인해 북한은 15만톤 가량의 비료가 부족해졌습니다.

북한이 비료를 수입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5천톤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고, 또 중국을 통해 유기질 비료가 들어간다고 하지만, 유기질 비료는 유효성분이 5% 미만이어서 북한의 한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권태진 박사는 지적합니다.

다시 말해 북한은 예년에 사용하던 비료의 절반을 갖고 올해 농사를 한 것이기 때문에 식량 수확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문제는 올해 식량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식량난이 더 빨리 찾아 올 거라는 데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세계식량계획 등을 통해 50만톤의 곡물을 북한에 지원하기 시작했다지만 이같은 식량 지원도 내년 여름이면 끝납니다.

결국 북한이 식량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때문에 북한은 조속히 남북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으며 대화재개의 결실은 늦어도 내년 봄 이전에 맺어져야 할 것이라고 권태진 박사는 지적합니다.

권태진: 특히 대화의 시기라는 것은 아마 내년 적어도 3-4월 봄 되면 한국과의 대화를 제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내년 농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비닐도 지원받아야 되고, 비료도 지원받아야 되고, 또 식량도 지원받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내년에 남북협력기금 9천400억원을 이용해 쌀 40만톤과 비료 30만톤을 북한에 제공한다는 기금 운용 계획을 세워둔 상탭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원을 요청해 오거나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될 경우 국민 여론을 감안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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