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수첩] “한국 갈까...말까...” 부시 고민

부시 대통령이 다음달 5일 방한예정을 앞두고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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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쇠고기 문제로 고민중

*현재 미국의 우방인 한국과 일본이 독도 문제로 대립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마치 미국이 일본을 두둔하는 것처럼 오해되고 있어 부시도 방한에 적잖은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부시의 방한 당일 서울 한복판에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도 예정돼 있어 이 시점 부시의 방문이 적합한지에 대해 워싱턴에서는 회의적 반응도 들린다.

전직 직업 외교관 출신의 한국통 미국 인사는 “권력누수에 빠진 인기 없는 부시 대통령이 그것도 자신의 마지막 해에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찾아가는 것은 한미관계를 위해서도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친미적인 한국 대통령에게 해를 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번 방한은 실수”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이 인사는 또 “부시 대통령의 방한은 특별한 목적이 있다고 하기 보다는 ‘송별’ (farewell)성격이 짙은 것이다. 백악관이 앞서 방한 일정을 발표하지만 않았다면 부시는 이번에 한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부시가 한국에 가도 문제지만 시위를 이유로 안 간다면 한미관계에 오히려 ‘악의’(ill will)만 더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무부 고위 관리를 지낸 전직 외교관도 “부시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위해서도 당초 일정대로 방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안전인데, 만일 안전이 여의치 못하면 방한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외교관들은 특히 부시 대통령의 방한중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다면 수행중인 미국 언론들은 부시의 방한 자체보다는 오히려 시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시위 보도는 장기적으로 미국내 반한 정서를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북관계만 ‘순풍에 돛’

*가뜩이나 남북관계가 최근 금강산 피격사건으로 얼어붙은 데다, 일북 관계도 일본인 납치자 문제로 경색돼 있고, 설상가상으로 독도 문제로 한국과 일본까지 사이가 틀어지고 그 때문에 미국이 대한, 대일관계마저 서먹서먹하게 됐지만 한때 냉랭했던 미북관계는 순풍에 돛 단 듯 순항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 외교관들과 정기적 접촉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정통한 외교전문가는 "남북, 일북, 한일 관계는 삐걱거리고 있지만 미북관계는 지금 ‘밀월관계’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아주 좋다(pretty good)"라고 말했다. 이 외교 전문가는 실례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핵 검증계획서 작업과 관련해서도 “미북 양측간에 활발한 논의가 진행중”이라면서, “8월11일까지 검증계획서 마련작업이 잘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설령 그때가지 계획서가 마련되지 못해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해제 결정을 보류하더라도 북한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교 전문가는 그 근거로 “현재 미북간에는 훌륭한 대화 채널을 갖고 있다. 어떤 이유로 북한의 테러해제가 늦춰진다면 미국은 그런 발표를 하기 앞서 사전에 북한측으로부터 양해는 물론 합의를 받아놓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도 표기 변경, 미 지명위원회 독단적 결정

*독도의 표기 문제와 관련해 미국 지명위원회가 ‘한국’에서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꾸는 바람에 한미 관계마저 삐걱댈 조짐을 보이자 미국의 동맹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워싱턴의 핵심 외교 소식통은 “요로에 알아본 결과 미국 지명위원회측은 독도 지명을 변경하면서 주무관청인 국무부 관계자는 물론이고 국가안보회의 관계자에게도 사전에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지명위원회의 변경 결정으로 “마치 미국이 일본 편을 들어주는 듯한 인상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 모두로부터 일정 부분 신뢰를 잃게 돼 동맹관리에도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이 외교 소식통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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