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살뜰 남한살이] 학교①-남북 학제는 비슷하지만 내용은 큰 차이

남쪽 학교엔 치맛바람이 붑니다. 뜬금없이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남쪽에선 어머니들이 학교에 드나들며 자식의 교육에 관여하는 모양을 ‘치맛바람’에 비유해서 말하곤 합니다.
서울-이현주 xallsl@rfa.org
2008-07-3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도 고난의 행군 시절을 헤쳐 오며 사정이 좀 바뀌긴 했지만, 부모들의 교육열이 대단해서 남한 못지않게 치맛바람이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남북은 기본적인 학제는 비슷하지만, 교육 내용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알뜰살뜰 남한 살이 오늘은 남쪽의 학교 얘기를 해봅니다.

탈북 방송인 김태산 씨, 이현주 기자가 전합니다.

전화 통화음 : 김선생님? 어디세요? 저 정문 앞인데.. 아니 길이 여러 개라서 어디로 가야할까요?

저희는 오늘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여자 대학에 나와있습니다. 김 선생과 학교 안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큰 교정 안에서 사람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 보여요. 끊을게요.

북쪽엔 여자들만 모여서 공부하는 여자 대학이라는 제도는 없습니다. 그래서 남쪽의 여자 대학, 생소하게 들리실 텐데요, 남쪽에는 여자 대학교뿐만 아니라 여자 중학교, 고등학교도 있습니다.

북한에는 여자 학교가 따로 없어요. 근데 여자 학교가 왜 따로 있나요?

 이 학교들 아주 역사가 오래됐는데요, 그 당시에는 여자들 공부를 잘 안 시켰잖아요. 그래서 여자들에게 교육을 시키자 해서 시작된..

학교 안팍 풍경도 북한과는 많이 다릅니다. 직접 와서 보면, 학교 앞 치고는 상점도 사람도 많아 놀라실 텐데요, 학생 수가 많은 종합대학교 앞엔 음식점이나 문방구, 서점 등이 상점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서 이제는 아예 상가가 돼 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청취자 분들 중에선 아마 남쪽의 대학교 하면, 대자보와 시위대를 연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제 그런 모습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북한에서도) 그런 모습 많이 보여주죠. 그러면서 남한에선 학생 운동이 주류를 차지한다고, 그래서 그 운동은 노동운동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교육을 많이 합니다. 근데 북한에서도 데모를 합니다. 학생들이. 데모라는 게 당의 의식화 조직화를 위해서 “군대 나가자” “결사 옹위하자” (웃음) 이런 것.. 정치 구호죠. 여기처럼 자유 사회에서 자기 요구를 위해 부르짖는 그것은 아니거든요.

남쪽의 대학교 수는 약 400여개가 됩니다. 4년제 대학교 200개..절반은 2-3년제 전문대학입니다. 꽤 많은 숫자죠? 대학생도 많습니다. 인구 만명당 대학생 수를 보면 남한 600명 선, 북한은 200명 선인데요.. (남 625.7 / 북 229.6) 어떻게 보면 북한보다는 남쪽 대학의 관문이 넓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대학이 있어도 원하는 학교에 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일단 북한의 대학 입학 자격 고사에 준하는 입학 고사를 치룬 뒤 그 성적을 가지고, 본인이 선택한 대학에 지원을 하는데요.. 각 학교에 따라 시험을 다시 보기도 하고 면접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북쪽과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는데요, 만약 대학 입학에 한번 실패한다고 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는 것입니다. 또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하다가도 대학에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마련돼 있습니다.

차이점은 직업 전문학교 나오면 대학을 다시 못가요. 말하자면 북한은 대학 가는 것이 남한과 좀 달라요. 남쪽은 일을 하다가도 학교에 갈 수 있자나요. 근데 북한은 고등중학교 졸업한 학생만이 학교에 갈 수 있습니다. 따져보면 전체 학생 중에 한 10% 정도만 이제 대학을 진한을 하는 거죠.

학제의 기본 틀은 남북이 비슷합니다. 남쪽의 학교는 초등학교 (북한으로 치면 인민 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앞에서 설명한 대학은 4년제 대학교와 3년제 2년제 전문 대학으로 나뉩니다.

북한은 소학교 4년제입니다. 중고등학교가 6년제입니다. 이렇게 10년에 소학교 가기 전에 유치원 1년해서 11제 의무 교육입니다. 이런데 남쪽에 오니 초등학교가 오히려 6년이고 그 다음 중학교 3년, 그리고 고등학교 3년. 고등학교는 의무 교육제가 아니죠? (네, 그렇죠) 북한은 고등학교와 중학교를 합쳐놓고는 고등학교까지 의무 교육이라고 합니다.

남쪽 일반적인 고등학교 수업표를 한번 보겠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과학은 물리 지구과학 화학과 생물로 나뉩니다) 사회 도덕 체육 음악 미술 국사 세계사 여학생들은 가정 과목이 있구요 남학생들은 기술 과목을 배웁니다. 또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어 중 1개를 택해서 제 2 외국어를 배웁니다. 북쪽의 고등학교 과정과 비교해서 어떤가요? 사실 학제는 비슷하지만 교육의 내용에서는 남북이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사회 윤리, 역사, 세계사 과목은 남북의 교육 내용이 판이한데요.. 역사 과목의 경우 한줄기를 가진 한민족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 입니다.

참 할 말이 많은데요... 제가 사실 이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을 만든 사람이 세종대왕이라는 얘기를 남한에 와서 처음 들었어요. 어찌 보면 한반도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인데, 사실 부끄러울 것도 없네요. 제도가 그렇고 교육을 그렇게 받았으니 어쩔 수가 없는 거죠… 저도 인민학교 (지금의 소학교 시절) 역사와 세계역사를 짧은 시간에 배웠어요. 역사를 가르쳐도 삼국이 어떻게 통일 됐다 이런 식이지 누가 어떻게 통일을 했는지 그런 건 가르치지 않죠. 대신에 역사가 백년도 안 된 김정일, 김일성의 역사를 자세히 배웁니다.

북쪽에선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고 가르치지만 남쪽에선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고 배웁니다. 북쪽에선 신라의 김유신, 조선을 세운 이성계를 역적으로 몰지만 남쪽 역사 교과서엔 역적이란 단어는 없습니다. 또 남쪽의 교과 과정에서는 북한의 교과 과정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김일성 김정일 노작, 역사 같은 정치 과목들은 없습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필요한 영어나 무역에서 공부를 게을리하는 것은 비판 대상이 아니지만, 김정일, 김일성의 노작..역사 이런 수업의 준비를 게을리 했다가는 사상 투쟁감이죠. 그러니까 가 필요한 말하자면 국가 건설에 필요한 과목들은 그냥 대강하고 정치 과목에만 치중하는 거예요.

이것이 대학에만 그런 것이면 모르겠는데, 어린 아이 때부터 유치원 때부터 절반을 차지해요 특히나 어린아이들은 더 많아요. 그러니 절름발이 교육이 되는 거예요. 진짜 인간으로써 인류 사회를 건설하는 데는 공허한 감이 많죠.

북한 밖에서는 이런 북한의 역사 교육이 체제에 입맛에 맞도록 각색돼 교육하고 있다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교과 과목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김일성, 김정일 노작 같은 정치 과목들은 북한 사회를 벗어나면 거의 효용성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쪽에 온 탈북자들이 당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남쪽으로 온 탈북자 만 오천명 가운데 대학을 졸업한 탈북자가 500여명, 이 중 남쪽의 1,2,3위를 다투는 상위권 대학의 졸업생은 20명 남짓입니다. 그만큼 남쪽에서의 공부가 만만치 않다는 건데요.. 남쪽의 공부 방법과 학교 공부, 다음 시간에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이현주 김태산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 (0)
Share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