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정부기구 관계자 및 국제기구 철수 요구 - 국제 사회와의 중간 다리를 끓는 선택

2005-09-29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남한 시민단체들은 구호 식량 원조를 올 연말까지만 허용하고 북한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정부기구 관계자들의 철수를 요구한 북한 당국의 결정이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결정이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악화시키는 빌미가 될 것이며 국제 사회와 북한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비정부기구를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남한 시민 단체 북한 민주화 네트워크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북한 당국이 WFP, 세계 식량 계획을 비롯해 북한 내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에게 연말까지 철수하라는 요구를 한 것은 그 동안 조건 없이 북한을 지원해 온 국제 사회와 NGO에 대한 신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같은 요구를 즉시 철회할 것을 북한 당국에 요구했습니다.

이 단체는 특히 북한 측이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긴급 구호에서 개발 구호로의 전환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북한 인구 가운데 7%가 기아 상태이고 37%가 만성적인 영양실조 상태라는 보고가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조치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민주화 네트워크 오경섭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오경섭: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그것이 개발 원조든 식량지원이든 북한 주민들이 배불리 먹고 잘 살 수 있는 길을 조건 없이 받야 들여야 하고, 북한 정권이 의혹없이 지원 받을 식량들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지원하고 있다면 국제 기구의 현장 모니터링에 대해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또 북한 당국이 일부 비정부기구 관계자에게 철수를 요청하면서 북한인 직원에게 업무를 인수할 경우 북한 내 활동이 계속해서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은 식량 지원은 환영하지만 모니터링은 거부하는 북한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오경섭: 국제 기구와 NGO가 벌이고 있는 현장 검증을 피하면서도 각종 국제기구의 지원은 받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특히 북한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남한 정부가 대규모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면서도 분배 투명성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했던 것도 한 가지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면서 남한 정부는 앞으로 북한 지원 식량에 대한 모니터링을 세계식량기구 수준으로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경섭: 50만 톤 쌀을 지원한 경우 남한 정부의 모니터링 고작 20차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WFP는 작년에 36만8천 톤 지원했지만 약 5200 회 이상 모니터링을 실시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볼 때 현장 모니터링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한국의 쌀을 지원 받고 지원량은 적으면서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내세우는 국제기구의 지원은 받지 않겠다는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이종무 실장은 개인적인 의견을 전재로 이 같은 북한의 조치가 북한 식량 지원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룰 뜻을 내보인 미국 측에 대항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실장은 북한의 비정부기구 퇴출 조치의 배경을 남한이나 중국의 식량 지원과 연결시키는 움직임은 인도 식량 지원의 다변화 차원에서 수긍할 수 없는 논리라면서도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북한 당국에 상당한 악영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부분에는 동의했습니다.

이 실장은 우선 북한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를 통해 북한 내부의 상황이 국제 사회로 흘러나가는 것이 북한 정부에게 달갑지 않은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이들 비정부기구들는 지금까지 북한과 외부 사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왔으며 북한 당국은 이번 조치에서 이 같은 비정부기구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종무 실장: 이들의 활동이 예전에 비해 축소되고 지원량도 줄었을 지라도 이들은 사실상 북한의 입장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등의 북한과 외부 사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실장이 또 북한의 이 같은 조치는 길게는 십년 가까이 북한 내부에서 북한을 이해하고 북한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이것이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불신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종무 실장: 북한은 개인이 많은 제약으로 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인도적인 목적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에게 이 같은 좌절을 준다는 것은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가는 것이다.

특히 이 실장은 북한이 원하고 있는 ‘개발지원’을 위해서도 앞으로 이들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의 역할을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북한 정부가 인식하고 있어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종무 실장: 북한에 들어가 있는 기구들은 개발 지원을 하기 싫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개발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이것이 상당히 미흡한 실정입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된 이후 만약 개발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면 이들의 역할을 더욱 중요해 질 것입니다.

이 실장은 이들 단체들의 식량 원조의 규모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비정부기구와 국제기구의 상주 인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들의 완전 철수라는 선택은 북측이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현주기자

하고 싶은 말 (0)
Share
원본 사이트 보기